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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사진 찍을 때 말고도 쓸모 많아요

종류 다양한 간편식 … 초보자는 경성치즈, 밥과 함께는 에멘탈 어울려

  • 이민희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저자 daropa7@naver.com

“치~즈” 사진 찍을 때 말고도 쓸모 많아요

“치~즈” 사진 찍을 때 말고도 쓸모 많아요
지난해 1월 나는 유럽의 치즈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무작정 파리로 향했다. 한겨울의 파리에서 많게는 하루 세 곳의 치즈가게를 찾아다니며 온갖 종류의 치즈를 구입했다. 그리고 먹어본 치즈에 관해 일기를 쓰는 일이 3개월간 파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처음엔 손에 잡히는 대로 치즈를 사다 보니 입에 맞지 않은 것이 많았다. 냉장고에는 치즈가 쌓여갔고 먹다 남은 치즈를 치우는 것이 큰 일과가 될 정도였다. 내가 치즈에 관해 공부하기로 작정하지 않았다면 분명 여느 한국 사람들처럼 “치즈는 정말 맛이 요상한 음식이군” 하고 먹기를 포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치즈가게에서 네덜란드의 고다(Gouda) 치즈를 먹어본 뒤, 모든 치즈가 그렇게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짠맛만 내는 것은 아님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점점 먹고 싶은 치즈를 고를 줄 아는 안목을 갖게 됐다.

초·보·자, 어떤 치즈로 시작할까

치즈를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종류부터 알아야 한다. 치즈는 굳기에 따라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가공 치즈인 프로세스 치즈(발라 먹는 크림치즈), 말캉말캉하고 부드러운 연성 치즈(카망베르가 대표적), 약간 단단한 반경성 치즈(파란 곰팡이의 블루치즈종), 수분 함량이 가장 적은 경성 치즈(에멘탈 치즈가 대표적)가 그것이다. 이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치즈는 흰 곰팡이로 둘러싸인 프랑스 치즈 카망베르와 만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구멍이 송송 난 스위스 치즈 에멘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치즈 중에서 초보자는 어떤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보통 한국 매장 직원들이 초보자에게 권하는 치즈는 카망베르다. 하지만 카망베르를 먹어본 사람은 “그거 말고 다른 건 없어요?”라고 묻는다. 특유의 숙성된 진한 맛 때문이다. 내가 초보자에게 권하는 것은 그리 강한 짠맛을 내지도, 짙은 숙성의 향기를 내지도 않는 치즈다.



보통 사람들은 ‘연한 치즈가 더 먹기 편하며, 숙성 기간이 길수록 치즈 맛이 독해진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다. 물론 연한 치즈가 먹기 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연성 치즈는 숙성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강한 암모니아 냄새를 만든다. 그런 이유로 나는 연성 치즈보다는 경성 치즈를 먼저 권한다.

국내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경성 치즈로 스위스산 그뤼에르가 있다. 스위스 사람들이 아침 식탁에서 부담 없이 즐기며, 퐁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치즈 중 하나다. 그뤼에르는 약간 짠맛이 나며 삶은 밤처럼 퍼석거려 초보자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단, 그뤼에르를 먹기 전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치즈의 맨 앞부분과 뒷부분은 잘라내는 것이 좋다. 먹기 전에 냄새를 맡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그뤼에르는 평균 5~12개월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 치즈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미국산 체다 치즈인 콜비와 이탈리아산 프로볼로네 치즈 등이 대표적으로 먹기 편한 경성 치즈다.

그렇다면 연성 치즈는 초보자가 도전하기 어려울까? 치즈에 대해 ‘왕초보’라면, 또 사다놓은 치즈를 아깝게 버릴까봐 걱정인 분이라면 프랑스의 키리를 권하고 싶다. 납작한 작은 상자에 6개의 성냥갑만한 치즈가 개별포장돼 들어 있는 키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어린이용 치즈다. 둥근 플라스틱 통에 든 미국산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 느낌이 흡사한데, 개별포장돼 있어 먹기 편리하다.

“치~즈” 사진 찍을 때 말고도 쓸모 많아요

대표적인 연성 치즈 ‘카망베르’.
출출할 때 딱딱한 치즈를 20초간 전자레인지에 녹여 비스킷과 함께 먹으면 좋다.
치즈는 와인이나 사과, 포도 같은 과일과 곁들여 먹으면 좋다. 하지만 격식을 차려 먹어야 하는 음식은 아니다(위부터).

치즈 맛있게 먹는 법

흔히 치즈를 먹는 방법엔 어떤 격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꼭 와인과 함께해야 한다거나, 바게트와 같이 먹어야 한다거나 백화점 직원이 알려준 대로 사과나 포도를 곁들여야 한다는 등.

이런 방법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치즈는 격식을 차려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다. 유럽에서 치즈는 우유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어 만든 저장용 음식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나는 식사 때마다 치즈를 챙겨먹는 방법을 연구했다. 남은 치즈를 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여러 가지 실험 끝에 나는 초간단 치즈 요리 레시피를 몇 가지 개발했다.

원고를 쓰던 지난 겨울 스트레스로 내 위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였다. 이때 선택한 것은 부드럽게 먹을 만한 치즈였다. 따끈한 밥에 치즈를 올려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돌리니 치즈가 밥 위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치즈가 덮인 밥을 한 술 떠 입에 넣는 순간, 치즈를 빵에 넣어 먹을 때와는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거짓말처럼 며칠간 속도 편안했다.

밥에 올려 먹기 좋은 치즈로는 스위스산 에멘탈, 프랑스산 생폴랭과 포르살뤼 등이 있다. 반경성 치즈인 생폴랭과 포르살뤼는 밥에 얇게 잘라 뿌린 뒤 전자레인지에 30초쯤 돌려 먹는 것이 좋다. 반면 에멘탈은 단단한 치즈이므로 강판에 간 뒤 바로 밥에 비벼 먹어도 된다. 이때 조금 느끼하다면 간장을 섞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망베르도 밥과 비벼 먹으면 더욱 맛있는 치즈다. 6년 전 파리의 민박집에서 연유처럼 진하게 흘러내리는 카망베르에 밥을 비벼 먹고는 그 맛에 흠뻑 빠졌다.

늦은 밤 텔레비전을 보며 즐길 주전부리를 찾는다고? 그렇다면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딱딱한 치즈를 크래커에 올려 전자레인지에 20초간 돌린 뒤 먹어보자. 일반적으로 식빵이나 바게트와 함께 치즈를 먹지만, 잠자기 전 빵과 치즈를 먹는다면 위에 부담이 될 것이다. 반면 치즈를 올린 한 입 크기의 크래커는 부담 없을 뿐 아니라 맛도 그만이다.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토스트엔 대표적으로 달걀이나 슬라이스 치즈가 들어간다. 하지만 좀더 부드러운 토스트를 원한다면 막 구워낸 빵에 덩어리 체다 치즈를 갈아 넣는 것은 어떨까? 식빵에 소복이 쌓인 체다가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살살 녹는다. 열량과 영양이높아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하다.

“치~즈” 사진 찍을 때 말고도 쓸모 많아요

프랑스의 대표적인 어린이용 치즈 ‘키리’. 개별포장돼 있어 먹기 편하다.
막 구워낸 빵에 체다 치즈를 갈아 넣으면 좀더 부드러운 토스트를 즐길 수 있다.
밥에 올려 먹기 좋은 치즈인 프랑스산 생포랭(위부터).

먹고 난 치즈는 어떻게 보관하나?

어떤 치즈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먹다 남은 치즈는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기본적인 보관법이다. 만약 냉장고에 김치 냄새 등이 심하게 나면, 치즈를 용기에 담아 다른 음식 냄새가 배는 것을 막는다. 또 치즈를 오랫동안 먹지 않을 생각이라면 냉동보관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피자치즈라 불리는 이탈리아 모차렐라 치즈는 냉동보관하면 축축 늘어지는 성질을 잃으므로 피한다.

냉장보관한 치즈는 꺼낸 뒤 바로 먹는 것이 좋을까? 에멘탈의 경우 탄성이 강해 실온에 적어도 10분 정도 두었다가 먹어야 고무 씹는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있다. 카망베르는 먹기 30분 전부터 상온에 두면 연유처럼 흘러내려 크래커 등에 발라 먹기 편하다.

치즈의 영양

“치즈를 많이 먹으면 살찌나요?”

종종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즈는 정말 살이 많이 찌는 음식일까? 틀린 말은 아니다. 치즈란 우유를 10분의 1로 농축한 상태로, 치즈에는 적지 않은 지방이 들어 있다. 상온에 둔 치즈에선 미끌미끌한 기름 성분이 만져지기도 한다. 이왕이면 식사 때를 제외한 시간에 치즈를 주전부리로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치즈는 비타민A, 칼슘 등이 풍부해 외국에선 임산부들에게 권하는 음식 중 하나다. 얼마 전 뉴스에선 30대 이후 가장 많이 섭취해야 할 영양성분으로 단백질을 꼽았다. 건강을 위해 적당량의 치즈를 섭취하는 것도 건강한 노후를 위한 대책이 될 것이다.

국내 유명 치즈매장

세계 각국에서 온 치즈를 구경하고 싶다면 먼저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에 가보자. 서울 을지로에 자리한 롯데백화점, 목동과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강남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치즈매장을 만날 수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홈에버,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여러 가지 치즈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마트라 해도 지역의 소비 성향에 따라 입고된 치즈 종류가 다르므로 유의해야 한다. 가장 많은 종류의 치즈를 구비한 마트는 홈에버다. 치즈 전문 인터넷사이트로는 구르메 F·B(www.gourmetfb.co.kr), 이딸꼬레(www.italcore.com)가 있다.



주간동아 2007.07.24 595호 (p60~62)

이민희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저자 daropa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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