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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날릴 시원한 빙판의 ‘눈보라’

  • 유혁준 음악평론가

더위 날릴 시원한 빙판의 ‘눈보라’

더위 날릴 시원한 빙판의 ‘눈보라’
♪ 19세기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와 맞서 싸우던 ‘애국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러시아의 대문호 푸슈킨이 쓴 단편소설 ‘눈보라’. 이 낭만적인 드라마는 푸슈킨의 ‘벨킨 이야기’에 있는 5편의 단편소설 중 하나로 사실주의적 성향이 강한 걸작이다. 여주인공 마리야 가브릴로브나의 파란 많은 사랑의 역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마력이 있으며, 러시아의 겨울이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된 작품도 드물 것이다.

이 ‘눈보라’가 아이스발레로 탈바꿈해 선을 보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 시어터가 펼치는 ‘눈보라’가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 주인공 마리야와 블라디미르가 함께 추는 아이스 2인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망스’. 그 슬프디슬픈 사랑이야기가 한여름 빙판을 통해 우리 가슴을 촉촉이 적실 것이다.

혹독한 겨울이 5개월 이상 계속되는 러시아는 예부터 겨울 스포츠가 발달했다. 그 가운데 스케이트는 러시아인의 일상이기도 했다. 세계 정상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싱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아이스발레 또한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이는 러시아 전통 발레에 스케이팅이 결합해 탄생한 걸작이다. 그중에서도 마린스키 극장을 필두로 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는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아이스발레도 이런 장점을 살려 테크닉과 예술성을 겸비한 환상적인 무대를 자랑하며 매년 전 세계에 명성을 전하고 있다.

그동안 공연했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같은 고전발레는 아이스 시어터에게는 기본 레퍼토리일 뿐이다. ‘미녀와 야수’ ‘피노키오’ 같은 동화에서부터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푸슈킨의 ‘눈보라’ 등 창작 아이스발레와 러시아 민요, 탱고 등 각종 음악장르에 맞는 안무를 개발해 맞춤서비스를 하는 실로 다양한 무대를 제공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 시어터의 내한 공연은 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러시아 문화의 수도인지를 증명해줄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 전용 링크가 있다는 것은 러시아에서도 이들의 수준과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어느 때보다 넓은 이동식 링크를 설치해 역동적인 스펙터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아이스발레로 꾸미는 동화 속 풍경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 학생뿐 아니라 어른들의 휴가를 보상해주는 최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공연 일정8월8~12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1577-7766/ 8월14~15일 원주 치악예술회관 033-741-8232 / 8월24~25일 포항 효자아트홀 054-220-1257

더위 날릴 시원한 빙판의 ‘눈보라’
♪ 쇼스타코비치와 함께 20세기 러시아 작곡계 총아였던 게오르기 스비리도프(1915~1998). 그는 쇼스타코비치와는 달리 러시아 전통 선율과 리듬을 기초로 작곡한 극히 러시아적인 작곡가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졸업하고 1960년 레닌상 수상에 이어 70년에는 최고 영예인 인민예술가로 추대된 위대한 음악가였다.

스비리도프는 1964년 푸슈킨의 단편소설 ‘눈보라’가 영화로 제작될 당시 영화음악 작곡을 의뢰받았다. 이때 모두 9곡을 작곡했는데, 정작 뒤에 인기를 얻은 것은 영화보다 스비리도프의 음악이었다. ‘트로이카’ ‘왈츠’ ‘로망스’ ‘군대의 행진’ 등이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로망스’는 국내에서 1998년 FM 방송을 통해 소개되며 이후 음악팬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아이스발레 음악으로 사용되는 ‘눈보라’는 역시 러시아 지휘자와 악단이 연주해야 제 맛이 난다. 지난해 내한했던,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을 30년 가까이 이끌고 있는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지휘 음반이 으뜸이다. 흐느끼는 바이올린과 작렬하는 금관악기의 포효가 압권이다.

스비리도프 ‘눈보라’ 전곡·지휘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연주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 Gramzapis GCD00214



주간동아 2007.07.24 595호 (p75~75)

유혁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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