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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독주, 삼성 부진 ‘이변 또 이변’

프로야구 전반기 결산 … 현대 도깨비팀 변신, KIA 줄부상에 한숨만

  • 김성원 JES 기자 rough1975@jesnews.co.kr

SK 독주, 삼성 부진 ‘이변 또 이변’

해외파 대거 복귀, 현대 매각 위기 등 호재와 악재가 겹친 2007 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감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즌 시작 전 강자로 분류되던 SK가 예상보다 더 힘차게 달려나간 반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은 중위권으로 처져 좀처럼 치고 오르지 못하고 있다. 최고의 팬을 갖고 있는 롯데와 KIA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기에 과연 대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올 시즌 하반기 예측을 위해 전반기를 되돌아보자.

SK_ 1대 7 왕따 사건

SK는 시범경기 1위의 기세를 몰아 페넌트레이스 시작과 함께 선두로 뛰쳐나왔다. 타선의 집중력과 주자들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마무리 정대현을 비롯해 조웅천 윤길현 정우람의 등판이 지나치게 잦아 걱정을 샀지만, “무리수를 두더라도 4월부터 치고 나가겠다”던 김성근 SK 감독의 계산이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SK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타 구단의 견제가 거세다. SK 야수들의 적극적인 플레이에 다른 구단 선수들이 자주 다치자, SK 타자들을 상대로 빈볼을 의심케 하는 보복이 이어졌고 SK 투수들도 이에 맞대응했다.

7개 구단 감독들은 “SK 선수들이 지나치게 덤빈다”며 가만있지 않겠다고 벼른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7월 초 야수 김재걸이 SK 투수 김원형의 공에 맞아 병원 신세를 지자 “다음에도 이런 식의 플레이가 나오면 참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7개 구단의 따돌림을 이겨낼 수 있을까. 6월부터 SK는 득점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마운드에도 여유가 생겼다. 레이번과 로마노가 구위를 찾았고, 불펜도 한숨을 돌리면서 어느새 독주체제를 갖췄다. 단, 경기력 외의 변수에 조심해야 한다.

한화_ 믿음의 야구 지나쳤나

재활 투수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화는 노장과 신예의 조화가 가장 돋보이는 팀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시작부터 좌완 송진우가 부상으로 개점휴업했고, 마무리 구대성도 같은 처지다. 송진우가 6월부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예전 같은 구위는 아니다. 여기에 문동환 등의 선발진까지 부상으로 결장함으로써 선발 마운드에 구멍이 생겼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팀이 워낙 못해서 이 순위를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화의 장점은 역시 짧은 대전구장 펜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 최근 수년 동안 한국에서 뛴 외국인 타자 중 최고로 평가받는 크루즈가 타점과 득점 등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라이벌 이대호에게 완패했던 김태균도 맹활약 중이다. 지금 당장 포스트 시즌을 치를 경우 가장 무서운 타선은 크루즈-김태균-이범호로 연결되는 한화 방망이다.

두산_ 깜짝 신예들의 속출

시즌 초반 리오스와 랜들이 다소 부진해 4월 한 달간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곧바로 올라왔다. 2루수 고영민이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루키 임태훈이 중간계투로 신인왕을 노릴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두산은 리오스가 제 모습을 보인 5월부터 수직 상승해 한때 SK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유격수 손시헌의 공백은 SK에서 이대수를 트레이드해 오면서 해결됐다. 두산은 김동주가 건재하지만 타선에 홍성흔이 빠져 있는 등 여전히 만족스러운 전력은 아니다. 그럼에도 끈질긴 야구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LG_ 40억원 에이스의 힘

두산에서 40억원을 주고 데려온 FA 투수 박명환이 시즌 초반부터 8연승을 내달렸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 박명환이 그 사슬을 끊었다. 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박명환이 없었으면 우리도 하위권”이라고 말할 만큼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박명환이 연패에 빠지자 공교롭게도 부진했던 투수들이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김재박 감독 부임 이후 한층 탄탄해진 공-수-주의 어울림도 인상적이다. 특히 톱타자 이대형이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이대형은 3할 타율에 도루 1위 독주체제를 갖추고 LG의 기동력 야구를 부활했다.

삼성_ 지키는 야구! 역전당하면 못 지킨다?

‘선동열 감독 부임 후 최대 위기’라는 걱정은 사그라졌다. 하지만 5월 말부터 가능할 것이라던 ‘대반격’도 없었다. 삼성은 4월21일 유격수 박진만을 시작으로 권오준 강명구 박종호 조동찬 등 주전선수들이 줄부상에 빠지며 위기를 겪었다. 선 감독 부임 후 최다인 7연패를 했고, 2년 11개월 만에 최하위로 처지는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5월 말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반등의 힘은 마운드에서 나왔다. 특히 사이드암 권오준, 우완 오승환의 필승 계투조에 좌완 권혁이 가세하면서 마운드가 양적, 질적으로 향상됐다. 선 감독이 “허리 싸움은 어느 팀과 맞붙어도 자신 있다”고 자부할 정도. 그러나 방망이가 문제다. 불펜의 힘은 팀을 중위권까지 끌어올렸지만, 화력의 부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삼성은 팀 타율 최하위이며, 톱타자 박한이는 입단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4번 타자 심정수도 실망스럽다.

현대_ 도깨비 팀으로 변화

전문가들은 4월 현대가 연패하자 “현대는 일찌감치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창단 이후 네 차례나 우승한 팀의 저력은 대단했다. 연패가 끊어지면 분위기를 타고 연승으로 내달리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외국인 타자 브룸바가 전반기를 마치기 전 가장 먼저 20홈런을 넘어섰고, 이숭용이 전반기 내내 타율 1위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캘러웨이가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 도중 하차하는 등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팀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선수들의 급여 지급에는 문제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올 시즌을 마친 뒤의 현대 운명은 불투명하다.

롯데_ 또다시 부산팬들 실망시키나

6월까지 4강 언저리에 머물자 부산팬들이 신났다. 그러나 다시 하락하자 한동안 그래왔듯 또다시 실망했다.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면서도 홈경기 승률은 높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롯데는 올 시즌엔 공교롭게도 홈에서 4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부산 야구팬들의 열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올해 올스타전을 부산에서 치르기로 했는데,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롯데가 뒤로 처지고 만 것.

주포 이대호가 최근 어깨 탈구로 휴업 중인 데다 외국인 타자도 한 차례(호세에서 리오스로) 교체됐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모든 구단의 관심을 모은 최향남이 우여곡절 끝에 입단했지만, 전반기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_ 사상 최다의 부상자 군단

해태에서 KIA로 바뀐 2000년 이후 이렇게 부상자가 많은 시즌도 없었다. 6월 말 광주 홈경기 때는 개막 라인업에서 단 두 명만이 선발로 뛰고 있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모셔온’ 해외파 좌타자 최희섭은 몇 경기 나서지도 못하고 갈비뼈 부상으로 쉬고 있다. 현재 2군경기에서 타격을 시작했지만, 아직 출전 시기는 잡지 못했다. 여기에 에이스 김진우가 원인 모를 제구력 난조로 제 성적을 못 내고 있고, 윤석민마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다.

성난 KIA 팬들이 구단과 선수들을 거세게 비난하자 KIA는 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잠시 폐쇄한 상태다.



주간동아 2007.07.24 595호 (p64~65)

김성원 JES 기자 rough1975@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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