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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아베 정권 “참의원 선거 어쩌나”

연금 불신 사건·각료 연쇄 스캔들 등 악재 잇따라

  •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만신창이 아베 정권 “참의원 선거 어쩌나”

만신창이 아베 정권 “참의원 선거 어쩌나”
일본 정치권의 판도를 바꿔놓을 7·29 참의원 선거가 7월12일 고시(告示)와 함께 본격 시작됐다. 일본은 벌써부터 전 사회가 ‘동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숨을 죽인 채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지난해 9월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선거인 데다, 아베 정권의 인기가 워낙 추락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 정국이 격랑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그런데 격전을 앞둔 아베 총리 주변은 연이은 재앙으로 뒤숭숭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재앙이 대부분 아베 총리가 직간접적으로 원인을 제공한 것이어서 남 탓할 상황도 못 된다. 지난해 9월 집권 당시 63%에 이르렀던 아베 정권 지지율이 최근 30% 내외를 오갈 정도로 추락한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집권 초 아베 63% 지지율 현재는 절반으로

민심이 떠난 결정적 계기로 꼽히는 것은 ‘공중에 뜬 연금문제’다. 5000만명의 연금 납부 기록이 누락된 문제를 야당인 민주당이 폭로한 것. 파헤칠수록 꼬리를 물고 드러나는 문제점에 일본인들은 경악했고, “연금 납부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40년 전 영수증을 가져오라”는 식으로 대응한 관공서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다.



사실 연금 납부 기록이 누락된 것은 아베 정권의 직접적 책임은 아니다. 그러나 2월부터 민주당이 제기해온 문제를 뒷전으로 돌리고 ‘개헌’ 같은 이데올로기적 이슈에만 매달린 것이 민심 이탈을 불렀다. 여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불가능한 약속만 남발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여기에 취임 당시부터 ‘논공행상 내각’ ‘동창회 내각’이라 불리던 각료들의 스캔들이 연이어 터져 아베 내각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특히 5월 말에는 ‘정치와 돈’ 문제로 사임 요구에 시달리던 핵심 측근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수상이 전후 현직 각료로는 처음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택했다. 게다가 이후 그는 일찌감치 사임하고 싶어했지만 당이 ‘버티라’고 지시했음이 알려지면서 ‘자살은 총리 탓’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심지어 정치자금을 둘러싼 더 큰 흑막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7월4일에는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상이 원자폭탄 투하 정당화 발언으로 논란 끝에 사임했다. 불과 사흘 뒤인 7일에는 마쓰오카 농수상의 후임인 아카기 노리히코(赤城德彦) 농림수산상의 정치자금 허위 계상 의혹이 불거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찰떡궁합’이라 불리던 미일관계에서 ‘인식 차’가 자주 드러난 것도 ‘가랑비에 옷 젖듯’ 정권에 대한 신뢰감을 갉아먹고 있다. 3월 초 불거진 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망언 소동이 대표적 예다. ‘일본의 앞날과 교과서를 생각하는 의원모임’ 등 극우 성향 정치인들은 고노(河野) 담화의 수정을 요구하는 등 총리를 곤경에 빠뜨렸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1997년 이 모임을 탄생시킨 어머니 같은 존재이고, 이들은 아베 총리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참의원 정원의 절반인 121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이 과반수에서 얼마나 미달하느냐’가 주된 관심사다. 여당이 지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얼마만큼의 차이로 지느냐’에 따라 아베 정권의 진로는 물론, 일본 정계의 향방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는 “야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일본 참의원의 의석 수는 242석, 임기는 6년이고 3년마다 절반을 선출한다. 3년 전 선거에서 여당이 부진했던 탓에 이번에 여당이 과반수가 되려면 자민당과 공명당을 합해 64석이 돼야 한다. 공명당이 기존 의석 13석을 지킨다면 자민당은 51석을 얻으면 된다. 반면 야당은 59석만으로도 과반수가 가능하다.

여당 패배는 기정사실? … 선거 후 지각변동 일 듯

벌써부터 일본 언론은 연일 선거 결과와 관련한 시나리오를 내보내고 있다. 대략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할 경우. 정국이 안정되고 아베 정권도 지속된다. 반면 오자와 대표는 정계를 은퇴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듯하다.

둘째, 자민당이 51석 확보에는 실패하지만 45석 이상으로 과반수에 근접할 경우. 아베 총리 유임론이 우세하겠지만, 일본 정치권은 정계개편이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여당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군소정당, 무소속, 야당 일부 세력의 흡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개헌 의지를 실행에 옮겨 대대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내에도 개헌론자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자민당이 44석 이하를 얻는 데 그칠 경우. 아베 총리의 퇴진이 불가피하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사임한 1998년의 의석 수가 44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설사 아베 총리가 버티더라도 여당은 참의원에서의 주도권 상실로 국회 운영이 어려워지는 만큼 중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정국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포스트 아베’를 거론할 때 자민당의 인물난도 문제다.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아소 다로(麻生太郞·67) 외상,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62) 전 재무상 등으로 대부분 60대 이상이다. 본인이 부정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65)의 재등판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본 정국, 그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07.07.24 595호 (p54~55)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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