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2

2017.01.18

정치

안철수 재기의 꿈

‘홍보비 리베이트’ 무죄 판결에 고무된 安, ‘제2의 강철수’로 대선 완주 다짐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7-01-13 17:40:54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강철수(강한 안철수)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새해 들어 제2의 강철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며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지난 총선 때 강철수 돌풍은 거셌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급조된 신생 정당이라는 한계에도 정당 지지율에서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고, 호남 23석을 포함해 전체 300석 가운데 38석을 확보하면서 원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강철수 신드롬은 총선 이후 수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의원이 기소되면서 빛이 바랬다. 총선 돌풍을 계기로 치솟던 안 의원의 대권후보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안 의원은 두 의원이 기소된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최근 반전 조짐이 보이고 있다. 법원이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기소된 국민의당 두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게 1월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두 의원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온 직후 안 전 대표는 “정권 차원의 ‘안철수 죽이기’였다는 것이 증명된 판결”이라며 “세간에 우병우(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기획 작품이란 이야기가 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며 역공에 나섰다.





    이미 늦었다 vs 재기 가능

    ‘홍보비 리베이트’라는 족쇄가 풀린 안 전 대표가 침체된 지지율을 극복하고 다시 유력 대권후보로 부상할 수 있을까.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이미 늦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재기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동안 ‘안철수 회의론’은 주요 지지기반으로 여겨지는 호남지역의 지지율 하락에서 비롯됐다. 호남에서조차 10% 초반으로 하락한 안 전 대표 지지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겠느냐는 것. 더군다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선거(대선)가 가시화될 개연성이 커져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없지 않다. 촛불정국으로 호남에서 ‘이재명 신드롬’이 생겨나면서 안 전 대표 지지층의 상당수가 이동한 점도 안철수 회의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호남에서 이재명 신드롬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안 전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는 “총선과 대선 민심은 다르다”며 “총선 때는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한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팽팽한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지만 대선에서는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이뤄낼지를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제때 보여주지 못한다면 결국 지지율에서 앞선 정당의 대선후보 쪽으로 호남 여론이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당 한 고위 당직자는 “안 전 대표가 새해 들어 또다시 ‘강철수’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 대선 투표용지에 ‘안철수’ 이름 석 자를 분명히 새기겠다는 자기 암시이자 다짐”이라며 “대선 전까지 안 전 대표가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때 안 전 대표는 국민의 부름을 받아 대선에 나선다고 했다. 5년 만에 안 전 대표는 “스스로 강해지겠다”며 거꾸로 국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강철수’가 되겠다는 안철수의 손을 국민은 과연 잡아줄 것인가.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