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5

2007.05.15

타자 성향 비교하듯 제시문 비교하라

  • 강상식 학림논술연구소장

    입력2007-05-09 2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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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 성향 비교하듯 제시문 비교하라

    여러 타자(제시문)에 대한 정보를 비교분석하는 것이 경기에서 이기는 길이다.

    타자들의 타격 성향은 제각각이다. 몸에 붙는 공을 좋아하는 타자가 있는가 하면, 바깥쪽 공을 선호하는 타자도 있다. 당신이 투수라면 어떤 승부수를 던지겠는가. 안쪽 공에 약한 타자에게는 몸에 바짝 붙는 공으로, 직구에 강한 타자에게는 커브 위주의 공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 이처럼 각 선수의 타격 성향을 정확히 비교분석해야 효과적인 결정구나 유인구를 던져 ‘아웃 카운트’를 늘려갈 수 있다.

    유능한 투수가 타자들을 비교분석해 각 타자의 성향을 파악하듯, 뛰어난 수험생은 제시문들을 비교하면서 그 특징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각 제시문의 논지와 논거의 특징을 명확히 알아야 핵심 주장을 활용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출제되는 논술문제에는 각 제시문을 비교하라는 요구사항이 빠짐없이 나온다.

    한 제시문의 논지와 논거를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요약형 논술이라면, 두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평가하는 문제는 비교설명형 논술이라 할 수 있다. 제시문의 핵심 주장을 활용해 논술답안을 작성하고, 출제빈도가 높은 논술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제시문을 비교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통요소와 차별적 요소 찾아내는 연습 필요

    제시문을 비교 설명한다는 것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 서술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 공통요소는 무엇이고 차별적 요소는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2007학년도 동국대 정시논술에 출제된 문제는 제시문 비교형 논술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문제의 제시문 (가)는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으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긴급구호 활동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제시문 (나)는 한상복의 ‘배려’로, 사람들이 이타심을 발휘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즉 지하철역의 리프트가 고장난 상황에서 6명의 사람이 중증장애인의 휠체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내용이다.



    이 두 제시문의 공통요소는 이타적 행위다. 하지만 그 행위의 동기에서는 차이점을 보인다. 즉, 제시문 (가)에서는 긴급구호 활동을 통해 자신의 행복감을 충족하므로 행위의 동기는 이기적 욕구다. 반면 제시문 (나)에서는 처음부터 남을 돕고자 하는 순수한 이타심에 의한 선행을 다루고 있다. 즉, 두 제시문은 동일한 행위를 다루고 있지만 동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정확히 찾아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일이 많다. 어떤 사람은 더 자유로운 삶을 위해 출산을 기피하지만, 어떤 사람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출산을 꺼린다. 즉, 출산 기피라는 동일한 결과가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동일한 원인으로 서로 다른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삶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경우 어떤 사람은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지만, 어떤 사람은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

    이처럼 제시문을 비교분석하는 능력을 기르려면 동일한 듯한 것에서 서로 다른 면을 찾아내고, 서로 다른 듯한 것에서 동일한 면을 찾아내는 예리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런 예리한 시각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다각적,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남들보다 한층 더 심화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추론할 수 있는 비교분석 논리력은 창의적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따라서 제시문들을 읽을 때는 늘 비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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