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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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핵심 찌르고 경청 또 경청

래리 킹 대화의 기술 … 대답하기 좋아할 질문 던지고 자기 얘기는 삼가야

  • 곽동수 한국싸이버대학교 교수 savin64@naver.com

    입력2007-05-09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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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고 굵게 핵심 찌르고 경청 또 경청

    조지W 부시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2003년 래리 킹과 인터뷰하고 있다.

    올해 초 ‘래리 킹 라이브’에는 미국 인기드라마 ‘24’의 출연자 키퍼 서덜랜드(잭 바우어 역)가 초대됐다. 래리 킹은 서덜랜드에게 “드라마 ‘24’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라고 첫 질문을 던졌다. 서덜랜드는 “간단하지만 복잡한 질문이네요”라고 운을 뗀 뒤 6년이나 인기리에 방송된 이 드라마 시리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래리 킹은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가 잘 풀려나갈 것이라 생각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래리 킹의 질문 방식에서는, 무척 간단하지만 최소한의 말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말을 풀어내도록 하는 ‘토크의 힘’이 엿보인다. 래리 킹의 화술은 바로 이런 기본에서 시작된다. 그는 “저도 즐겨 보고 있습니다”라며 초대손님의 기분을 맞추지도 않고, “다들 알고 있을 테니 드라마 소개는 생략하고요”라는 식으로 대화를 건너뛰지도 않는다. 오직 정공법에 충실한 그는 핵심 질문을 던짐으로써 초대손님이 성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든다.

    나는 라디오 경제 프로그램을 매일 한 시간씩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래리 킹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3년 넘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말이고 대화라는 점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래리 킹은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대화의 고수다.

    어렵고 복잡한 단어 사용은 금물

    “말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말을 잘하지 못하고 인생에서 성공하길 바랄 수도 없다. 만일 대화에 자신이 없다면 성공으로 가는 당신의 길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로 바뀌게 된다.”



    1994년 출간되어 2001년 국내에 소개된 ‘래리 킹의 대화의 법칙’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에서 래리 킹이 전하는 노하우는 이론보다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말은 상대와의 대화, 대중을 향한 연설이나 강연, 주장을 내세우는 토론, 업무 목적의 설득 등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말이든 하나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잘하게 마련이다. 래리 킹은 수많은 인터뷰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말 잘하는 사람들의 8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늘 시야를 넓히며, 열정을 갖고 있고, 자신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으며, 공감을 표시하고, 유머 감각이 있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사하면서도, 필요할 때 침묵할 줄 안다”가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하나 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대화의 기술’은 쉬운 단어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래리 킹 라이브’는 어렵고 복잡한 단어를 쓰지 않고 일상언어로 거의 모든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좋은 영어회화 교재가 되고 있다. ‘제가 인지한 바로는’ 대신 ‘제가 보기에는’을, ‘유용할 수 있죠’ 대신 ‘사용하죠’라는 말을 사용한다면 상대방이 더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래리 킹의 조언이다.

    참조: “래리 킹의 대화의 법칙”(청년정신)



    경청, 또 경청하라

    미국 ‘타임’지는 “래리는 초대손님의 말을 경청한다. 그는 상대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데, 그렇게 인터뷰하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라며 래리 킹을 칭찬했다. 래리 킹 또한 말한다. “열심히 듣지 않았다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터뷰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단답형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은 하지 말라

    래리 킹은 ‘예’ 또는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은 하지 않으려 애쓴다.

    상대가 대답하기 좋아할 만한 질문을 던져라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에서 공통 화제를 이끌어내기란 힘들다. 이럴 때는 상대가 말하기 좋아할 만한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의 문제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자기 얘기는 하지 말라

    래리 킹은 다시 한 번 “대화의 기본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소리 높여 하는 것은 일방적인 외침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

    질문은 짧게 던져라

    중언부언, 횡설수설에 가까운 질문은 가급적 삼가라. 또한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자랑하면서 말을 건네지 말라.

    감정이 드러난 질문이나 답변을 삼가라

    래리 킹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깊은 감정이 드러난 질문이나 답변을 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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