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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굽고 사랑 나누는 ‘우리밀 빵집’

안양 공동육아 조합원들 ‘자연 드림’ 개점 화학적 첨가물 0, 아토피 알레르기 걱정 끝!

  • 백경선 르포라이터 sudaqueen@hanmail.net

행복 굽고 사랑 나누는 ‘우리밀 빵집’

행복 굽고 사랑 나누는 ‘우리밀 빵집’

공동육아협동조합 ‘친구야 놀자’가 연 친환경 빵집 ‘자연드림’.

봄 햇살이 유난히 따사롭던 4월의 끝자락 경기 안양시 평촌 범계역 부근. ‘유모차 부대’가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유모차를 밀고 가던 젊은 엄마들이 발길을 멈춘 곳은 봄빛을 닮은 연두색 간판이 눈에 띄는 친환경 빵집. 15평 남짓의 작은 빵집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간식거리를 사러 온 근처 직장인, 매장 앞에서 시식해보고는 “맛있네” 하며 빵집 안으로 발길을 옮긴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임산부까지. 특히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엄마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안심하고 마음껏 먹고, 또 먹일 수 있으니 좋다”고 말한다.

“안심하고 마음껏 먹을 수 있어”

4월25일 평촌에 문을 연 ‘자연드림’은 100% 갓 빻은 친환경 우리밀로 빵을 만든다. 그래서 아이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주고 싶은 엄마들에게 특히 인기다. 이곳에는 또 하나 특별한 점이 있다. 안양에 살면서 7년째 공동육아협동조합(상자기사 및 ‘주간동아’ 529호 커버스토리 참조) ‘친구야 놀자’를 운영해온 조합원들이 공익적 지역 활동이라는 취지로 공동출자해 이 빵집을 연 것이다.

“최근 아토피, 천식, 화학첨가물 알레르기 같은 것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친구야 놀자’의 아이들 중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죠. 그런데 ‘친구야 놀자’에 들어온 이후 말끔하게 나았어요. ‘친구야 놀자’에서는 방부제나 각종 색소가 들어간 시중 유해식품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유통되는 친환경 먹을거리만을 아이들에게 먹이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우리 조합원들은 아이의 건강,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행복을 이웃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조합원 육성철(38) 씨의 말이다. ‘친구야 놀자’ 조합원들은 7년간의 경험을 통해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한 먹을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고, 자신들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그들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조합이 직접 우리밀 빵집을 연 것이다.



친환경 빵집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고, 4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14가구가 십시일반으로 살림을 쪼갠 결과,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자금(2억500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4월1일 안양친환경협동조합(이하 안양친협·대표 임동석)을 설립했다. 안양친협 정관에 따라 앞으로 모든 수입은 조합원들의 투자비율에 따라 공동 분배되며, 조합의 주요 사항은 민주적 의사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임동석(38) 대표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이었다면 긴 시간 토론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이웃과 나누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웃과 더불어 잘 사는 세상 꿈꿔

“‘자연드림’ 평촌점은 안양친협의 첫걸음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이웃의 아픔에 늘 귀 기울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며, 이를 통해 고사 직전의 우리 농업이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또한 수익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고민할 계획입니다. 먼저 ‘쓰레기 0%’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날 팔리지 않은 빵을 지역사회와 푸드뱅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행복 굽고 사랑 나누는 ‘우리밀 빵집’

‘자연드림’ 평촌점은 4월25일 문을 열었다(오른쪽). 매장 운영을 맡은 정미경 조합원(사진 왼쪽).

육씨는 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그게 돈이 되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그는 “모른다”고 대답했고,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그런데 왜 하느냐”며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건넸다. 그때마다 그는 당당하게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말한다.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않느냐”고. 매장 운영 책임을 맡은 김영빈(43) 씨 또한 “돈보다는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이 먼저였기에 선뜻 투자하고 운영까지 맡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이 사업을 하면 남부끄럽지는 않겠다 싶었죠. 돈을 많이 벌 욕심은 없어요. 그저 유지만 되길 바라요. 그래도 잘될 것 같아요. 아침에 빵을 사갔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후에 다시 오셔서 빵을 사가시거든요. 이렇게 좋은 것을 손자 손녀에게 먹여야 한다면서요. 그런 말을 들으면 뿌듯해요.”

김씨와 함께 매장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정미경(35) 씨. 그는 “조합원 모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믿음이 밖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단다. 무엇보다 그는 “우리 아이의 먹을거리를 만들 듯 정성 들여 빵을 굽겠다는 약속만큼은 꼭 지키겠다”고 강조한다.

“‘자연드림’은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빵을 만들어 공급하기 위해 다섯 가지 약속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첫째, 갓 빻은 친환경 우리밀로만 빵을 만든다. 둘째, 성인병의 원인 물질인 트랜스 지방산에 대한 걱정이 없는 버터를 사용하고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통밀빵은 무농약 통밀을, 쌀 제품은 유기농 쌀을 쓴다. 넷째, 유기농 사료를 먹인 유기농 우유와 화학적 정제를 하지 않은 유기농 설탕, 무항생제로 키운 유정란을 사용한다. 다섯째, 자연의 맛과 색을 내기 위해 화학첨가물인 유화제, 개량제, 가성소다, 인공색소를 넣지 않는다 등입니다. 빵을 만드는 분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아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빵도 소위 ‘때깔’이 나지 않죠. 그래도 맛과 건강은 자신할 수 있습니다.”

‘자연드림’ 평촌점 주인인 안양친협의 애칭은 ‘행복한 친구들’이다. ‘이웃과 더불어 참되게 잘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이들의 마음, 그리고 건강과 행복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득 친구를 위해 빵을 사고 싶어진다.

공동육아란?

10~30가구 출자 … 자연 속에서 공존하는 법 가르쳐


행복 굽고 사랑 나누는 ‘우리밀 빵집’

공동육아는 아이들이 뛰어놀게 하며 ‘자연과 얽히는 법’ ‘사람과 얽히는 법’을 가르친다.

최근 맞벌이 부부를 비롯해 많은 젊은 부모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공동육아는 말 그대로 ‘부모들이 모여 집과 교사를 구하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10~30명의 부모들이 300만~1000만원의 출자금을 내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얻거나 구입한 뒤 그곳에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뛰놀게 하면서 함께 키우는 것이다. 공동육아는 협동조합 형식으로 꾸려지는데, 협동조합은 재단·사단법인과 마찬가지로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된다.

공동육아의 뿌리는 저소득층 어린이를 지원하기 위해 1978년 세워진 ‘해송어린이걱정모임’이다. 94년에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첫 조합 ‘우리’가 조직됐고, 우리 졸업생들이 초등학생이 된 97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가 등장했다. 현재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 가입한 ‘어린이집’과 ‘방과후’만 각각 60곳, 19곳에 이른다(홈페이지 www.gongdong.or.kr 참조).

공동육아의 핵심 철학은 ‘관계 맺음’. 공동육아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얽히는 법’ ‘사람과 얽히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공동육아로 자라는 아이들은 학원이 아닌 자연 속에서, 경쟁이 아닌 공존을 배우면서 사람 냄새 나는 아이들로 성장한다. 그런데 이런 혜택은 비단 아이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동육아를 하는 부모들 또한 그곳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고 공동체의 삶을 배운다. 팍팍한 도시 생활, 아파트 생활에서는 감히 꿈도 못 꾸는 것을 공동육아 터전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주간동아 585호 (p42~44)

백경선 르포라이터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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