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1

2007.01.30

‘미스터 모바일’ 기술경영 일선에 서다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7-01-29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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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모바일’ 기술경영 일선에 서다
    1월16일 뚜껑을 연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단연 초점은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최고기술책임자(CTO·부회장) 승진이었다. 그는 약 7년 동안 정보통신총괄을 이끌며 휴대전화 부문을 그룹의 초일류 사업으로 성장시켰다. 물론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전화 경쟁업체들에 협공을 당하는 처지지만, 이기태 사장은 그동안 ‘미스터 모바일’로 불리며 세계 휴대전화 업계를 쥐고 흔들었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성장한 드문 케이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올리는 경북 구미공단 내 삼성 애니콜 공장에는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때문인지 그는 고가폰 생산 라인을 여전히 국내에 가지고 있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과거 애니콜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시절, 품질에 의구심을 갖는 외국 바이어 앞에서 휴대전화를 바닥에 내동이친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그러한 충격에도 통화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것. 주변에선 그의 낙관적인 성격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는 윤종용 부회장을 이을 차세대 주자 자리를 놓고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리오 중에 이번에 유일하게 승진한 데다 기술총괄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발굴을 맡고 있는 만큼 ‘포스트 윤종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반면 이 부회장이 일단 사업 일선을 떠나게 돼 앞으로 ‘포스트 윤종용’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기술총괄을 맡았던 이윤우 부회장의 역할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던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이윤우 부회장은 CTO와 대외협력 담당 등 두 가지 업무를 수행해오다 이번에 대외협력 일만 맡게 됐다.



    1971년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7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94년 별을 단 뒤, 6년 만에 정보통신총괄 대표이사(부사장)가 됐다. ROTC 장교로 군에 입대했다가 통신학교 교관이 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한 통신과 평생을 함께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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