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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교수’ 이원종의 거친 음식 이야기⑧

가을에 먹는 천연 비타민 ‘감’

  • 이원종/ 강릉대 식품과학과 교수

가을에 먹는 천연 비타민 ‘감’

가을에 먹는 천연 비타민 ‘감’
감은 크게 단감과 떫은 감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단감은 일본에서 많이 나고 떫은 감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대부분 난다. 단감은 익으면 그대로 먹을 수 있지만, 떫은 감은 그대로 먹을 수 없다. 떫은 감은 완전히 익혀서 홍시로 먹거나, 알코올에 담가 타닌을 불용성으로 만들어 떫은맛을 없앤 뒤 먹는다.

내가 농가 주택에 처음 이사 왔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집 안에 감나무가 많다는 점이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가장 먹고 싶던 과일이 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 사람들은 감을 잘 먹지 않았기에 슈퍼마켓에서 감을 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슈퍼마켓에 감이 등장했다. 그러나 값이 너무 비쌌다. 유학생 처지로서는 도저히 사먹을 수 없어, 값이 내릴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낯선 과일이어선지 미국 사람들이 잘 사가지 않아 그대로 남은 감은 시간이 좀 지나자 물러지기 시작했고, 슈퍼에서는 이를 오래된 것으로 착각하고 헐값으로 내놓았다. 그때서야 한국 유학생들은 싼값으로 고국에서 맛있게 먹던 감을 맛볼 수 있었다.

타닌 성분 들어 있어 숙취 해소에도 효과

감의 색깔은 그 자체가 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다. 감의 아름다운 색은 카로틴계의 색소로, 이는 몸속에서 비타민 A로 변한다. 연시 100g에는 0.22mg의 비타민 A가 들어 있고 곶감에는 0.2mg이 들어 있다. 비타민 C도 감 100g 중에 20mg이 함유돼 있다. 특히 감잎에는 비타민 C가 많아 감잎을 찐 뒤 말려두었다가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감에는 다른 과일과는 달리 신맛이 없다. 대신 14~15%의 당분을 함유해 단맛을 내며 타닌이라는 성분이 1~2% 들어 있어 떫은맛이 난다. 예로부터 감을 먹으면 술이 빨리 깬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타닌이 위 점막을 수축시켜 위장을 보호, 숙취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감이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이유도 감에 들어 있는 타닌 성분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을 너무 많이 먹으면 타닌산이 몸속의 철분과 결합, 철분의 흡수를 방해해 빈혈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감을 많이 먹으면 몸이 차진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감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되고 변비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한다.



감은 쉽게 물러지는 탓에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먹기가 어렵다. 감을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말려서 곶감을 만들거나 수정과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수정과는 계핏가루와 잘게 다진 생강을 넣어 달인 물에 설탕물이나 꿀을 타서 식힌 다음 곶감을 넣고 잣을 띄운다. 곶감은 너무 마른 것은 맛이 좋지 않으므로 적당히 마른 것을 선택한다. 수정과는 만든 뒤에 여러 날이 지나면 곶감이 너무 물러져서 맛이 없어지므로 그때그때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또 감이 많이 나오는 가을철에 집에서 감을 그릇에 담아 발효시키면 감식초가 된다. 감식초는 음료로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한다.





주간동아 2005.10.25 507호 (p90~90)

이원종/ 강릉대 식품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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