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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불패의 리더 이순신, 그는 어떻게 이겼을까’

知彼知己로 일군 23전23승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知彼知己로 일군 23전23승

知彼知己로 일군 23전23승

윤영수 지음/ 웅진씽크빅 펴냄/ 272쪽/ 1만원

충무공 이순신 바람이 거세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와 역사 왜곡, 그리고 충무공 탄신 460주년이 맞물린 덕분이다.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은 임진왜란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시청률 고공비행에 나섰고, 이순신 관련 서적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또 이순신을 띄우기 위해 동료 장수인 원균을 지나치게 깎아내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래저래 이순신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드라마 속 임진왜란의 전투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화끈한 화포 공격에 왜군의 전선이 박살나는 것을 보며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시원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는 악화된 대일감정에 대리만족이 더해진 때문일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의 전적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23전23승. 세계 해전사를 뒤져봐도 이 정도의 혁혁한 전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순신의 승리 요인은 무엇일까. 어떻게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수적으로 월등한 왜군을 무찌를 수 있었을까. 방송작가 겸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영수 씨는 최근 펴낸 ‘불패의 리더 이순신, 그는 어떻게 이겼을까’를 통해 이순신의 승리 비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전투는 전투력이라는 물리적 요건과 그에 임하는 장수와 군사들의 사기, 그리고 전술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저자는 이순신의 전투철학에 주목했다. 이순신이 해전 때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의 전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16세기 그의 전술이 21세기의 지금에도 통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임진왜란에서 벌어졌던 17개의 해전을 다뤘다. 먼저 첫 해전인 옥포해전부터 짚어보자. 이순신은 임진왜란이 한두 번의 전투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첫 전투에 대한 승리의 열망은 컸고, 그만큼 신중했다. 왜군에 대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무기는 조총과 활, 칼이 전부였다. 결론은 원거리 포격전이었다. 조총의 유효 사거리가 100보 내외인 데 비해, 조선 총통은 500보가 넘었다. 왜군이 전의를 상실했을 무렵 접근전을 펼쳐 화살 공격으로 전투를 마무리했다. 야차(夜叉) 같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왜군의 무기력함을 병사들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자신감을 키워주려는 의도였다. 옥포해전은 이순신과 수군의 연전연승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순신이 최대 전과를 거둔 해전은 부산해전이다. 그동안의 해전이 적을 유인하거나 매복 후 기습하는 게릴라식이었다면, 부산해전은 전면전이라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이 시작된 지 5개월, 전황은 더욱 불리해지고 있었다. 당시 이순신이 가장 걱정하던 시나리오는 왜 육군과 수군이 합동공격으로 여수의 전라좌수영을 노리는 것. 100년에 걸친 통일전쟁으로 실전 경험을 쌓은 왜의 육군은 무서운 존재였다. 이순신은 난국 타개책으로 왜 함대가 집결해 있는 부산에 대해 선제공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의 수는 80대 500으로 절대 열세. 부하들조차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해전에서 조선 수군은 적선 130여척을 수장시킨다.

앞의 두 해전과 그밖의 해전을 종합해보면 이순신의 승리 비결은 ‘지피지기(知彼知己)’다. 적에 대한 다양한 첩보와 분석, 그리고 치밀한 전술에 기인한다. 병사들의 사기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지형지물을 적절히 활용한 것도 승리의 절대적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왜란 초기, 적이 보유하지 못했던 총통이 전투력을 배가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자가 각 해전마다 소제목으로 달아놓은 구절을 보면 이순신의 승리 비결을 요약, 정리해놓은 듯하다. △이겨본 자만이 이긴다 △여세를 몰아라 △비책을 준비하라 △핵심부를 공격하라 △백성의 정보를 신뢰하라 △전공을 내세우지 마라 △제1선에서 지켜라 △밀집된 방패가 견고하다 △굴욕을 견뎌라 등이 그것이다.

성웅(聖雄) 이순신의 공과(功過)에 대해 다른 시각의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가 숱한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그가 후대로부터 존경받을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Tips.

옥포해전

1592년(선조 25) 5월7일 옥포 앞바다에서 이순신 함대가 일본 함대를 무찌른 첫 해전. 이순신의 전라좌수군 판옥선 24척과 원균의 경상우수군 판옥선 4척이 합동 작전을 펼쳐 30여척의 왜군 전선을 격파했다. 단 한 명의 전사자도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주간동아 2005.05.17 485호 (p82~83)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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