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2005.01.04

날마다 수학 수업 … 대학원 수준 논문 척척 작성

  • 입력2004-12-31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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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과학고등학교 ●www.hansung-sh.hs.kr ●02-365-2851

    1992년 개교한 서울 한성과학고는 2005년에 개교 13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이 학교 1회 졸업생들이 서른 살이 되는 해인 셈. 이에 대해 한성과학고는 ‘이제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들은 곧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성과학고 학생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과제가 있다. 1년에 2편씩 자유 주제로 논문을 써 제출하는 것. 학생 스스로 관심 분야의 주제를 정하는 ‘자율 과제’지만, 이 학교 학생들은 결코 무난한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오존을 이용한 폐수 속의 기름 제거’ ‘역제곱 형태의 중심력을 받는 물체의 운동의 고찰’ ‘마늘의 중금속 흡착 능력 고찰’ 등이 지금까지 제출된 논문의 제목들. 학생들은 과제를 위해 저마다 가설을 정하고 학교에 마련돼 있는 첨단 과학 기자재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하면서 ‘개인 연구’를 수행한다. 일반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야 비로소 할 수 있는 경험을 고등학교 때 미리 해보는 것이다.

    교육과정도 일반 학교 학생들과는 전혀 다르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자연계열 학생들이 3년 동안 이수하는 수학 과학 컴퓨터 수업은 80단위(한 주당 편성되는 수업 시간) 내외. 그러나 한성과학고 학생들은 이 분야에 대해서만 120단위의 수업을 듣는다. 전교생의 60% 정도가 2학년 때 조기졸업하기 때문에 대부분 2년 만에 이 수업을 모두 듣는다. 수학 수업은 날마다 있고,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실험 수업도 일주일에 각각 3시간씩 있는 수준. 이처럼 강도 높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과학 영재’로 키워지는 것이다. 한성과학고는 이들에게 더욱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위해 2003년부터 학생들이 대학교·연구소 등의 실험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재즈반·애니메이션반 등 22개 동아리가 있어 매주 목요일 특활시간이나 식사시간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고, 발명반·물리반 등 관심 있는 과목을 ‘심화 학습’할 수 있는 동아리도 있다. 학생들은 학교 축제 격인 ‘한성 과학의 날’에 참가해 달걀에 구조물을 설치한 뒤 5층 높이에서 떨어뜨려 깨지지 않는 달걀을 뽑는 ‘스턴트 달걀 선발대회’, 주사기와 고무관 등으로 만든 로봇 팔을 이용해 주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종이컵을 옮길 수 있는지를 겨루는 ‘로봇 경진대회’ 등의 경기 등을 하며 ‘과학’과 ‘놀이’를 함께 즐기기도 한다.



    한성과학고 학생들의 진로는 대부분 KAIST(한국과학기술원). 2004학년도 입시에서 졸업생 117명 가운데 62명이 KAIST에 진학했으며, 학교 측이 2004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학생들의 62%가 KAIST 진학을 희망했다.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 수는 매 년 한 자리 수 수준. 고등학교 시절 질 높은 과학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 과학자가 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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