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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호박엿’ 식후경

온정각에서 진천식품의 참마당 엿 ‘불티’…전통의 맛에 남북 입맛 매료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금강산도 ‘호박엿’ 식후경

금강산도 ‘호박엿’ 식후경

‘참마당’은 관광객들을 위해 매장 앞에서 민속축제를 열곤 한다.

우리 전통 호박엿이 금강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며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고 있어 화제다.

금강산 온정각에 설치된 엿 판매장 ‘참마당’은 북한에 있는 유일한 우리 전통 음식 전문점. 2m2에 불과한 작은 공간이지만, 매출은 하루 평균 1000달러(약 120만원)에 이른다. 남쪽 관광객들뿐 아니라 현지에서 근무하는 북쪽 안내원들과 휴게소의 조선족 직원들 사이에서도 ‘남쪽의 맛’으로 인기가 높은 덕분이다.

2001년 10월 온정리 휴게소에 ‘참마당’을 개장한 진천식품 임용환 대표(45)는 “북한에서는 엿의 재료로 쓰이는 쌀, 보리의 생산량이 적어 엿이 굉장히 귀한 먹을거리라고 들었다. 전통 호박엿 제조 방식을 이용해 이들에게 우리 전통 엿의 참맛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금강산 이어 북쪽 판로 더 넓힐 계획”

‘참마당’ 엿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이 ‘전통적인 제조 방식’ 덕분.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환경 좋기로 유명한 충북 진천의 호박을 재료로 사용하고, 먹는 자리에서 직접 만들어야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엿의 특징에 맞게 현장 제조 원칙을 지키는 것이 ‘참마당’ 엿의 특징이다.



금강산 ‘참마당’ 판매장 옆에는 엿 가공 설비가 설치돼 있어 엿의 제조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 진천의 호박 밭에서 재배, 건조된 청정 호박가루에 조청 등 전통 재료만 배합한 엿 원액이 기계 속에서 저절로 치대져 반짝이는 구릿빛 호박엿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훌륭한 볼거리.

금강산도 ‘호박엿’ 식후경

늘 손님들로 붐비는 금강산 온정각의 ‘참마당’ 엿 판매장

금강산 매장 판매원 김현재씨(24)는 “우리 엿은 판매 현장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쉽게 굳거나 이에 붙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낸다. 요새는 서울에서도 이곳 엿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명품 엿’이라고 불리는 ‘참마당’ 엿을 개발한 사람은 이 회사 대표인 임씨. 이 엿은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뒤 1978년 무작정 상경해 엿장수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임씨가 평생에 걸쳐 개발해낸 역작이다.

임씨는 “청량리 일대를 돌아다니며 엿을 팔았는데 1t 트럭을 살 수 있을 만큼 돈이 모였다. 내가 파는 엿에 대한 사람들의 품평을 들으며 ‘직접 엿을 만들어 팔면 더 맛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87년부터 옛날 책을 찾고, 실험을 거듭해가며 전통 엿 개발에 몰두한 임씨는 호박엿의 원래 고향이 울릉도가 아니라 진천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94년 전 재산 5000만원을 들고 진천에 정착해 본격적인 엿 생산에 들어갔다.

‘참마당’은 그가 숱한 시행착오를 딛고 ‘30년 엿 인생’의 노하우를 담아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브랜드다.

금강산도 ‘호박엿’ 식후경

북쪽에서 팔리고 있는 ‘참마당’ 엿 제품들.

이 상품을 기반으로 금강산을 비롯해 전국 30여곳의 지점을 낼 만큼 사업에 성공한 임씨의 다음 목표는 북쪽 판로를 더 넓게 개척하는 것.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평양 정주영 체육관 개관 때는 현대아산 관계자들과 함께 개성, 묘향산 등에까지 다녀왔다. 일단 개성 공단이 본 궤도에 오르면 그곳에 엿 설비를 갖추고 본격 생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남쪽의 엿이 오랜 문화 단절을 넘어 남북 음식 교류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참마당’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주간동아 450호 (p44~44)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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