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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림팩 04훈련 청군 전멸시켜 … 이지스도 격침 ‘잠수함 신화’ 창조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림팩훈련에서 청군을 전멸시키는 퍼펙트 승리를 이룬 한국의 장보고 잠수함

6월29일부터 7월27일 사이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린 림팩 04훈련에서, 한국의 제1번 잠수함인 장보고함이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함(9만7000여t)에 가상어뢰를 명중시킨 사실이 밝혀졌다(날짜 미상). 1200t 크기에 건조 당시 가격이 2억 달러에 불과한 한국의 꼬마 잠수함이 100억 달러가 넘는 항모에 가상어뢰를 ‘먹인’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http://www.cpf.navy.mil/ RIMPAC2004와 상자기사 참조).

해군은 장보고함이 올린 전과에 경악할 정도로 기뻐했다. 그러나 이를 공표할 경우 동맹국 미국의 체면 손상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 국민이 긴장할 것을 우려해 발표하지 않기로 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대신 해군은 KDX-Ⅱ 제1번 함인 충무공 이순신함이 SM-2 미사일을 쏴 무인기를 요격한 것만 집중 나열했다.

그러나 이때 ‘장보고함은 상대 함 30여척을 가상 침몰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단 한 줄의 문구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것도 축소 발표였다. 림팩 훈련에서는 여러 차례(회수 미상) 자유공방전이 펼쳐졌는데, 이 공방전에서 장보고함은 40척 이상의 상대함에 가상어뢰를 먹였기 때문이다.

주변국 충격 우려 활약상 축소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들의 집단 사격 모습.

림팩 훈련에는 7개국 해군에서 온 35척의 수상함과 7척의 잠수함, 100여대의 항공기(스테니스 항모에 탑재한 85대의 함재기 포함)가 참여했다. 이들은 황군과 청군으로 나눠 자유공방전을 펼쳤는데, 황군에는 한국(장보고)·일본(나루시오)·호주(램킨)·칠레(심슨)에서 온 4척의 재래식 잠수함과 미국의 LA급 핵추진 잠수함 1척, 그리고 미국의 수상함 4척이 편성되었다. 청군에는 스테니스 항모를 포함한 나머지 모든 수상함(총 15척)과 미국의 LA급 핵추진 잠수함 2척이 편성되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간 충무공 이순신함과 KDX-Ⅰ제2번 함인 을지문덕함, 그리고 P-3C 대잠초계기는 청군에 속하고 장보고함만 황군에 속한 것. 청군에 속한 수상함은 모두 15척인데, 장보고함이 40번 이상 가상어뢰를 명중시켰다는 것은 청군의 모든 수상함은 한 차례 이상 장보고함이 쏜 가상어뢰를 맞았다는 뜻이 된다.

항모를 제외할 경우 이지스함이 최고의 전투함으로 꼽힌다. 미 해군은 림팩 훈련에 2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2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참여시켰는데, 이들은 스테니스 항모를 호위하기 위해 청군에 소속되었다. 장보고함은 이들에게도 한 차례 이상 가상어뢰를 적중시켰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원해 작전을 위해 8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호위대군(隊群) 4개를 갖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호위대군에서 기함(旗艦·사령함) 구실은 5000t급의 구축함이 맡는데, 그 가운데 한 척이 하루나함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림팩 훈련에 하루나함을 포함해 일반 구축함 4척을 참여시켰다(일본은 4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갖고 있으나 이번 훈련에는 참여시키지 않았다). 4척의 일본 구축함도 모조리 장보고함으로부터 가상어뢰를 얻어맞았다.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스테니스 항공모함.

작전에 들어간 항공모함은 엄청난 양의 연료와 탄약을 소비하므로, 5만t이 넘는 군수지원함이 모항과 항모 사이를 오가며 항공유와 식량, 탄약을 보급한다. 군수지원함은 수송 능력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자체 방어 능력은 취약하다. 따라서 항모와 똑같이 순양함과 구축함 등의 호위를 받으며 기동한다.

림팩 훈련에는 스테니스 항모를 지원하기 위해 95년 1월21일 취역한 최신예 라이니어 군수지원함이 동원되었다. 라이니어함은 이지스 순양함 2척과 이지스 구축함 2척, 그리고 P-3C 대잠초계기의 호위를 받으며 출동했으나 역시 장보고함으로부터 가상어뢰를 맞았다.

미 해병대가 펼치는 상륙작전을 초수평선 상륙작전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상륙작전은 대소 상륙함에 해병대의 병력과 장비를 실어 적 해안에 돌격 상륙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작전은 해안에 있는 적으로부터 큰 저항을 받아 실패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퍼펙트 장보고’, 항모에 어뢰 명중!

림팩훈련분대를 격려한 노무현 대통령

盧 대통령 “혁혁한 성과 마음 든든”

때문에 미 해병대는 적 해안에서는 보이지 않은 먼 바다(초수평선)의 함정에서 해병대 보병을 태운 항공기를 이함시켜 적 해안 뒤쪽에 이들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리고 대소 상륙함을 동원해 돌격상륙을 감행해 앞뒤에서 적군을 섬멸하는 것이다.

이러한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위해서는 수직 이착함이 가능한 헬기와 해리어기, 그리고 이러한 항공기를 태우고 다닐 상륙모함이 있어야 한다. 림팩 훈련에는 대소 헬기 23대와 해리어기 6대를 탑재하는 5만t급의 타라와 상륙모함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 상륙모함도 장보고함의 ‘밥’이 되었다. 한마디로 종횡무진, 장보고함은 무법자처럼 청군 소속의 모든 수상함을 유린해버린 것이다.

98년 림팩 훈련 때 한국의 이종무 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해 13척의 함정에 가상어뢰를 먹이고 끝까지 살아남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보고함이 수상함 40척 이상을 격침하고 생존했으니, 미 해군은 한국 해군을 다시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그러나 장보고함은 청군 소속의 핵잠수함 2척에는 가상어뢰를 먹이지 못했다).

림팩 98훈련이 끝났을 때 미 태평양 함대의 잠수함 사령관인 알 코네츠니 소장은 ‘이종무함이 청군 세력을 전멸(decimation)시킨 능력과 기술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란 전문을 보내왔다. 그런데 림팩 04훈련이 끝나자 같은 직책의 설리반 소장이 장보고 함장인 이진규 중령에게 똑같은 문구의 전문을 보내왔다.

이종무함과 장보고함은 훈련 도중 단 한 번도 고장을 일으키지 않았다. 두 잠수함의 전과(戰果)에 놀란 미 해군 측은 “도대체 한국 해군은 어떻게 정비를 하느냐”며 정비에 또다시 감탄했다. 장보고함 정비는 대우조선해양㈜이 하는데, 최근 이 회사는 실력을 인정받아 인도네시아 해군으로부터 잠수함 위탁 정비를 수주하였다.

장보고함의 활약은 ‘물론’ 청와대에도 보고되었다. 8월6일 노무현 대통령은 훈련분대 사령관인 이건두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해군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려 자랑스럽다. 대통령과 국민 모두는 훈련단이 보여준 혁혁한 성과에 마음 든든하다”고 격려했다.

장보고함의 활약 소식을 접한 전략가들은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약소국 한국이 생존을 모색할 거의 유일한 전략무기가 잠수함”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주간동아 450호 (p26~28)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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