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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당신의 부친은 별일 없습니까?”

“내 아버지도 日 헌병 출신”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계급ㆍ행적 미확인, 좀더 알아보고 사과 검토”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내 아버지도 日 헌병 출신”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부친의 일본 헌병 오장 파문에 이어 이미경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우리당·사진)의 아버지 이봉권씨가 일제시대 헌병으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의원은 23일 ‘주간동아’와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와 고향 어른들 말에 따르면 차출돼 그랬지만 아버지가 헌병을 좀 했다고 들었다”며 아버지의 일제 행적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위원장은 “아버지가 언제 어디서 무슨 활동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위원장은 1996년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나라당의 독선적 당 운영 등에 대해 반기를 들고 탈당, 민주당에 입당한 3선의 중진. 다음은 이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아버지가 일본 헌병 출신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얘기가 들려 아버지 친구분들과 동네 어른들에게 확인해보니 헌병이라고 들었다는 분들이 있었다. 어머니도 그랬던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확인이 됐나.

“어머니가 얘기했다. 당시 집안 생활이 어려워 할아버지가 온 식구를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아마 아버지가 대여섯 살 정도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버지는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모두 일본에서 다녔다. 생활이 어려워 낮에는 부두에서 하역하는 중노동을 했고, 밤에는 오사카에 있는 전문대(관서전문대학)를 다녔다고 한다. 졸업할 때 성적이 우수했고, 그때 헌병으로 차출됐던 것 같다. 당시 일본군이 성적 우수자를 대거 차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헌병 출신임을 인정하는가.

“여러 증언이 그렇게 모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오래 살았고 징발됐다, 차출됐다는 등 여러 표현들이 나오지만 ‘헌병을 좀 했다’고 들었다. 더 알아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더는 아는 게 없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기억이 가장 중요하고 구체적이지 않겠나.

“어머니도 결혼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가 한번 ‘왜 헌병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이런 얘기를 쭉 했다고 한다. 어머님도 본인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더는 물어보시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차출이라고 했다. 1944년 징병제가 도입되기 전 형식적으로는 지원이지만 내용적으로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뽑아가는 차출이 많았다고 들었다.”

-헌병으로서 아버지는 어떤 일을 했나.

“불행히도 아버지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지금은 아버지의 과거와 행적을 확인해가는 과정이다. 다만 어머니께서 ‘아버지 성격에 남 해코지할 사람이냐’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계급은 확인되지 않는다.”

-기차 검색원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처음 듣는 얘기다.”

-아버지가 일본군 헌병임을 언제 알았나.

“우리 형제들은 인터넷을 통해 처음 알았다. 내 경우는 작년 말 고향(경주시 양동마을)에 갔을 때 동네 어르신이 지나가는 말로 (헌병 문제를) 얘기하시더라. 충격을 먹고 올라와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얘기하시더라. 더 알아볼까 하다가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 인터넷에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에 그분에게 다시 전화해 내용을 확인하려니 그분이 ‘내가 그때 술을 많이 먹었나보네’ 하시더라. 그러고는 입을 닫았다.”

-집권여당의 중진이자 국회 고위직(상임위원장)의 부친의 친일 이력이 밝혀지면 또 한번 논란이 일 텐데….

“더 실질적인 행적을 알아본 뒤 사과 문제 등을 검토하겠다. 차출 뭐 이런 형식인데, 아버지가 헌병이었다는 점이…. 지금도 물론 충격이지만 내용을 좀더 알아보고 사과 문제를 생각해보겠다.”

-과거사가 지나치게 발목을 잡는 신연좌제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있다.

“진상규명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합의된 절차와 법에 따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 또는 특정인의 가족사나 족보를 캐 하나씩 터뜨리는 방식은 친일 진상규명을 대단히 혼란스럽게 몰고 갈 것이다.”



주간동아 450호 (p18~1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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