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4

2004.05.13

“용천에 달려갔으면 좋으련만”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5-07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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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에 달려갔으면 좋으련만”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현장에 우리만큼 필요한 사람도 없을 텐데….”

    김진숙 (사)열린사회시민연합 부설 ‘해뜨는 집’ 기획국장(33)은 북한 측의 인적 봉사 거부방침을 못내 아쉬워했다. ‘해뜨는 집’은 서울지역에만 250명의 집 공사 전문인력이 있는 국내 최대의 무료 집수리 봉사단체. 김국장은 용천 사고가 터지자 대한적십자사에 인적 봉사인력을 북한에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답변은 “지금은 불가능하니 기다려 달라,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

    “’해뜨는 집’에는 설비, 미장, 목수, 새시, 조적, 방수, 도배, 전기, 인테리어 등 14개 분야에 걸쳐 눈감고도 집을 지을 수 있을 만큼 숙련된 건축 전문인력이 있는데 이 인력이 일주일만 투입되면 집 수십 채를 지을 수 있습니다.”

    김국장은 북한이 적십자사에 요구한 물품들 중 대부분이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재료였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뒤 집 지을 재료를 충분히 확보했다 하더라도 건축 인력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회원들과 함께 용천행을 계획했다. 더욱이 이 단체에 줄곧 집 지을 재료를 무료로 지원해온 ㈜한화종합화학과 KCC 등 기업의 도움도 기대되는 터였다.

    사실 ‘해뜨는 집’은 1999년부터 무료 집수리 봉사를 시작해 지금껏 250여채의 집을 수리해온 ‘무료 집수리 봉사’의 원조격이다.



    김국장은 “분명 조금만 기다리면 북한이 인적 봉사에 대한 빗장을 반드시 풀 것이므로 포기하지 않고 봉사의 기회를 기다리겠다”며 “그때는 남한 사람의 정이 담뿍 담긴 집을 용천에 지어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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