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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지휘봉 누구 손에?

코엘류 후임에 세계적 명장 13명 거론 … 축구협 “신중 또 신중” 깜짝카드 가능성도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한국 축구 지휘봉 누구 손에?

한국 축구 지휘봉 누구 손에?

빔 얀센, 필립 트루시에, 안토니오 카마초

과연 누가 ‘독이 든 성배’를 마실 것인가?

경직된 한국축구에 ‘자율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실험은 결국 1년 2개월 만에 실패로 끝났다. 지난해 오만 쇼크에 이어 약체 몰디브와 치른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성적 부진이 겉으로 드러난 경질 사유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의 지원 부재와 매 경기 일희일비하는 한국인 특유의 ‘집단적 초조감’을 질타하는 목소리 또한 거세다. 월드컵의 영광을 제대로 잇지 못한 협회는 자성의 자세를 보이며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외국인 감독 영입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독이 든 성배(Poisoned Chalice)’로 표현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위업으로 잔뜩 높아진 비현실적인 기대감 때문에 거스 히딩크 감독의 업적과 항상 비교돼야 할 차기 감독의 운명을 빗댄 말이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코엘류 감독에 대한 형편없는 대우로 볼 때 협회의 공격적인 감독직 제의에 대해 세계 톱클래스 감독들은 비딱한 시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히딩크는 네덜란드 빔 얀센 추천

현재 한국축구의 실상은 이렇다. 월드컵 이후 선수들은 포만감에 목표의식을 상실한 데다 황선홍 홍명보의 은퇴 이후 팀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또 2002년 월드컵 직후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팀이 해체되면서 협회의 대표팀 지원은 월드컵 이전의 허술한 체계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국축구 위기론’을 타파할 새로운 감독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그 베일 속을 살짝 들여다보자.



코엘류 감독 퇴임 이후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총 13명으로 이중 에메 자케, 필립 트루시에, 브루노 메추, 앙리 미셸, 로제 르메르 등 프랑스 출신이 5명으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거스 히딩크 협회 기술고문은 차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네덜란드 축구 영웅 빔 얀센을 추천했다. 지난달 네덜란드를 방문한 가삼현 협회 국제국장과 만난 자리에서다. 얀센은 국내 축구팬들에겐 다소 낯설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요한 크루이프와 함께 축구 영웅으로 꼽힌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코틀랜드를 거쳐 일본 프로축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얀센은 유럽과 동양 축구를 모두 알고 있는 데다 영어 구사 능력도 탁월해 협회 관계자나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무난하다는 것도 장점.

메추 감독은 2002년 말 코엘류 감독과 한국 감독직을 두고 경쟁을 펼친 데다 코엘류 감독 경질 이후 가장 먼저 협회에 감독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주목받고 있다. 기술위원회 역시 메추 감독이 주목받지 못했던 세네갈을 일약 월드컵 8강에까지 이끌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메추 감독은 UAE리그 알 아인과의 계약이 남아 있다는 걸림돌이 있다.

1998년 프랑스에 월드컵을 안긴 자케 감독은 2000년 말에 이어 또다시 ‘어느 팀의 감독도 맡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한국행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르메르 튀니지 감독과 미셸 감독 역시 단지 후보자 명단에만 올라 있을 뿐 뚜렷한 행보는 없는 상태다.

프랑스 대세론에 맞서고 있는 선두주자는 세뇰 기네슈 전 터키 감독이다. 터키를 2002년 월드컵 3위에 올려놓았지만 유로2004 본선 진출 실패로 경질된 기네슈는 한국 언론들과 한 인터뷰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스콜라리 감독 등 브라질 출신들도 거론되고 있고, 델 보스케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이언 매커시 전 아일랜드 감독, 글렌 호들 전 잉글랜드 감독, 안토니오 카마초 전 스페인 감독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장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꽁꽁 숨겨져 있는 ‘가삼현 파일’에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도 포함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자크 상티니 프랑스 감독 등 ‘깜짝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 정해성 부천 감독 등 2002년 월드컵 스태프는 한국축구가 다시금 세계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charisma)와 자신만의 컬러(color), 그리고 자신감(confidence) 등 ‘3C’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협회는 ‘히딩크의 장점을 계승하고, 코엘류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대원칙과 최근 10년간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감독을 선발한다는 세부 방침을 세워놓고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기네슈와 트루시에는 그리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터키 감독 시절 기네슈는 ‘이름값만으로 선수를 기용한다’는 비판을 들을 만큼 선수 기용에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다. 이는 ‘세대 교체’의 사명을 안고 있는 한국축구의 과제와 배치되는 것이다. 기네슈가 터키어만을 구사한다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데다 터키 이외의 국가 팀은 맡지 않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한국 감독직에 강한 욕심을 보인 트루시에 전 일본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일본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당시 H조는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 등 약체들로 구성돼 있었고, ‘오토매티즘’으로 불리는 트루시에의 전술로는 세계의 벽을 뚫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대표팀 감독 시절 부정비리에 연루됐던 룩셈부르고 역시 결격사유를 지니고 있다. 탁월한 카리스마를 지닌 스콜라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은 뒤 최근 6경기 무승으로 경질설에 휩싸이고 있지만 올 6월 유로2004까지는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여 한국과 인연을 맺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5월 중순 넘어 후보들과 면담 계획

후보자들의 면면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장점과 단점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을 서두르지 않고 한국축구의 장기적인 발전계획과 맞아떨어지는 적임자를 찾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협회는 5월 초까지 구체적인 대표팀 감독 후보 명단을 기술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고, 기술위원회에서 유력한 후보를 선택하면 본격적인 의사 타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5월 중순이 지나야 후보들과 면담하는 등 구체적인 행보가 있을 전망이어서 6월2일과 5일 터키와 치르는 평가전에서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간동아 434호 (p82~83)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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