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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햇볕정책, 용천에서 부활?

남북 화해 급물살 탈까

용천 지원 계기로 ‘가까이 더 가까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등 경제협력 탄력받을 듯

  • 장용훈/ 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jyh@yna.co.kr

남북 화해 급물살 탈까

남북 화해 급물살 탈까

2003년 12월12일 개성에서 열린 개성공업지구 개발사무소 착공식에서 남북 대표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에 대한 지원 열기는 일차적으로는 휴머니즘의 발로로 풀이된다. 병상에 누워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을 어루만지는 동포애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르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정치 지형의 반영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열린우리당의 국회 과반 의석 확보,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등 이념적 변화가 이번 용천 참사 지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 미해결 …성급한 기대는 금물 ‘지적’도

그렇다면 이번 참사에 대한 국민적 지원 열기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우선 무엇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보수집단의 격렬한 반대를 몰고 왔던 대북화해협력정책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퍼주기’ ‘끌려 다니기’ 등으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를 비판해오던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 체제로 ‘4·15’ 총선을 치르면서 종전과 달리 유연한 대북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박대표는 정부 및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핵문제 등을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다.

이제 남북간 화해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관광사업 등 남북간 경제협력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고, 각종 사회문화 교류와 비료 및 식량 등 대북지원사업과 이를 축으로 하는 남북 당국간 교섭도 잰걸음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는 현 상태에서 고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당연히 제기될 수 있는, ‘민족 공조가 우선인가, 한미동맹 강화가 먼저인가’에 대한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또 한 차례 소모전을 겪을 가능성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당분간은 남북관계의 급작스러운 진전보다 현 수준을 유지해가면서 핵문제 해결과 함께 다가올 본격적인 남북 화해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정치 환경을 감안할 때 지금은 한미관계를 잘 유지해나가면서 국가보안법 개·폐 등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한 법·제도 정비에 나설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남북 문제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성사시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계획이 그것이다. 그러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송금 특검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대중 정부 시절 고위 인사들에 대한 사면조치 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여 김위원장의 답방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통일부는 이 같은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변화를 반가움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초당적 협력구도가 만들어진 가운데 대북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칠 기회가 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총선 결과와 용천 참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 등 변화하는 대북정책 환경을 주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조건 대북화해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핵문제 등 국제적 환경도 눈여겨봐야만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번 참사로 결집된 국민적 역량이 정책으로 구체화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쨌든 노무현 정부는 남북관계에 관한 한 호기를 맞고 있다. 총선 승리로 국정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 데다 국민들의 대북인식이 한 단계 진전해 대북화해 협력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용천 참사는 분명 이 시대 한민족의 슬픈 역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남북 양쪽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한민족이라는 자각은 한반도 냉전구조를 깨뜨릴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434호 (p24~24)

장용훈/ 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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