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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갱년기’ 무시 큰코다칠라

40세 이상 3분의 1 ‘갱년기 증상’ 추정 … 성기능 약화·기억력 감퇴 적절한 치료 요망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남성갱년기’ 무시 큰코다칠라

‘남성갱년기’ 무시 큰코다칠라

남성갱년기를 질환으로 인식, 잘 대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중년 하면 바로 ‘사오정’ ‘오륙도’를 떠올리는 요즘 우울증, 성욕 감퇴, 자신감 상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2000년 보건복지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남성 인구는 약 600만명이며, 이들의 3분의 1 정도가 갱년기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업 간부로 근무하는 홍모씨(57세). 얼마 전부터 원인 모를 무력감과 피로를 느끼고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거기다 성욕도 떨어졌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남성호르몬이 기준치보다 떨어져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홍씨는 예전의 활력과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갱년기 장애는 여성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외로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는 중년 남성들이 많다. 40, 50대 남성들이 흔히 호소하는 피로, 우울증, 기억력 감퇴, 성욕 저하 등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남성갱년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나이 탓으로만 돌리고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남성호르몬 감소에서 기인

폐경으로 인해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40대 이후 테스토스테론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까닭에 갱년기 증상도 서서히 나타난다. 때문에 그동안 남성갱년기는 여성갱년기(폐경)에 비해 관심 밖의 일이었으나, 서양에서는 이미 질병으로 인식돼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남성갱년기는 1939년 50대 이후 남성들도 갱년기 여성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다는 보고가 있은 후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남자, 노화와 보건’ 보고서를 통해 이를 질병으로 확정했다.

50세 전후부터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조금 빠른 40대부터 그 증상이 나타난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40대 이후 매년 1~2%씩 줄어 70대 때는 30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남성 역시 여성과 마찬가지로 안면홍조, 우울증, 성욕과 발기력 감소 등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테스토스테론은 스테로이드 지방으로 이뤄져 있으며, 고환과 부신에서 생산된다. 건강한 보통 남성의 혈장 1㎗에서 만들어내는 남성호르몬의 양은 260~ 1000ng 정도. 건강한 남자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하루에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오전 8시에 최고치를 기록한다. 남자들이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 성욕이 왕성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며, 취침시간 직전에는 그 수치가 반으로 줄어든다. 최근 국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40세 평범한 한국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서양인의 약 79%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남성이 서양인에 비해 성기능 저하 등 남성갱년기 증상을 일찍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남성호르몬 감소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 스트레스, 비만 등 환경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또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과 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때 남성갱년기 증상이 심화될 수 있다. 특히 만성적인 음주 습관은 남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주범이다.

‘남성갱년기’ 무시 큰코다칠라

최근 출시된 바르는 남성호르몬 제제 ‘테스토겔’.기존의 호르몬 제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다.

남성갱년기의 첫 신호탄은 대개 성생활에서 나타난다. 40대 이후 남성의 80% 이상은 성욕 감퇴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는 성관계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성적인 상상이나 환상도 시들해진다. 심하면 발기부전, 발기불능 및 정서불안과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성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이를 노화현상이 아닌 질병으로 보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흡연과 과음은 무조건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적당한 운동 및 적절한 성생활은 갱년기를 극복하는 데 필수요소다. 고려대안암병원 김제종 교수(비뇨기과)는 “특별한 이유 없이 무력감이 지속될 때에는 남성호르몬이나 골밀도 검사를 받아 호르몬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제로는 바르는 겔 형태와 주사제, 경구제, 패치제 등이 있다. 경구용 남성호르몬제는 하루에 2, 3회 고용량을 음식과 함께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간 독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근육주사제는 한 번 주사하면 효과가 2~3주 지속되지만, 한동안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 상한선보다 높게 유지돼 적혈구 증가증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로 피부 밑에 붙이는 제품의 경우 약 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피부에 수술 흔적이 남고 나중에 제거수술을 다시 해야 해 감염의 우려가 있다.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이 있어 현재 국내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노화현상 아닌 질병으로 보아야



가장 최근 국내에 선보인 제품은 겔 타입의 바르는 남성호르몬제로 한미약품의 ‘테스토겔’이 바로 그것이다. 3월8일부터 시판된 이 제품은 프랑스 베생(Besins)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FDA(미국 연방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에서 2002년 한 해에만 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제로 집중 소개하기도 한 바 있는 테스토겔은 하루에 한 번 양쪽 어깨, 팔 윗부분, 복부에 발라주기만 하면 인체에 빨리 스며들어 30분 뒤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서서히 증가하고, 3일이 지나면 정상 수치로 돌아와 성기능 향상, 근육량 증가, 체지방 감소, 기분전환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용하기가 간편하고, 무엇보다 기존 제품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 또한 발기부전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면 탁월한 성기능 개선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모든 남성들이 남성갱년기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성갱년기는 엄연히 하나의 질환이다. 혈액검사 결과 남성호르몬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좀더 나은 생활을 꾀할 필요가 있다.



주간동아 426호 (p76~77)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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