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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 ‘포터블 페인팅스’ 展

손보성씨 데뷔 무대 … 소외된 주제 끌어안기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손보성씨 데뷔 무대 … 소외된 주제 끌어안기

손보성씨 데뷔 무대 … 소외된 주제 끌어안기

분홍회화

많고 많은 전시 중에 ‘포터블 페인팅스’전이 눈길을 끈 이유는 무엇보다 두 개의 전시를 함께 소개한 포스터와 홍보 엽서 때문이다. 엽서 왼편에는 ‘-오뎅 갤러리’(3ㆍ5~4ㆍ25)와 ‘-유철’이란 제목이 있고, 오른편엔 ‘대안공간 풀’에서 ‘포터블 페인팅스’전이 3월5일에서 16일까지 열린다고 쓰여 있다.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로뎅 갤러리’에서 열리는 안규철 전의 포스터가 잘린 모양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 ‘로뎅’을 ‘오뎅’으로 바꾼 ‘포터블 페인팅스’전의 작가 손보성씨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안규철 선생님은 우리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님이신데, 공교롭게 같은 날 전시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교수님 오프닝 리셉션에 가서 제 전시를 홍보하려고 이런 모양을 만들었죠. 거긴 미술계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니까요. 로뎅 갤러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전시장 중 하나고,‘엘리트’ 작가들만 전시하는 곳이지요. 저는 ‘대안공간’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엽니다. 이런 모든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작가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지 않나요?”

그는 엘리트 작가와 화려한 미술관, 그곳에 모여드는 비평가와 언론을 비판하지만, 사실 그는 객관적으로 봐서 매우 성공적인 데뷔전을 여는 셈이다. 그 역시 ‘엘리트 미술’이라 불리는 개념미술의 영역 안에 있으며, ‘감히’ 안규철이란 유명 작가의 전시 자체를 자기 작품으로 쓸 수 있고, 전시가 열리는 ‘대안공간 풀’ 역시 미술계의 파워 그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말은 작가와 생활인, 예술적 아이디어와 상품 사이에서 조화로운 삶이 가능하기를 바라는 미래의 바람일 것이다.

미대 건물에 쌓여 있는 ‘쓰레기’가 보기 싫어 최대한 쓰레기를 덜 만드는 형태로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그룹전에 참여하면서 작품이 아니라 전시 공간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보통 전시장에서 최대한 눈에 안 띄게 하는 각종 전선과 물품, 구석과 모서리의 ‘공간’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다리를 가지고 서 있을 수 있는 액자들이 전시장 여기저기에 ‘혼자 힘으로’ 서 있다. 안규철씨의 트레이드마크인 ‘백색’에 맞서듯 액자프레임의 색깔은 매우 다양하나 액자 안에 ‘그림’은 없다. 그리고 전시장과 길거리, 사무실에 마이크를 달아, 일상의 소음을 전시장에 끌어들였다.

말하자면 미술에서 소외된 공간들, 차단됐던 소리들, 그를 포함해 이래저래 아웃사이더인 작가들을 미술에 행복하게 끌어들이는 것이 그의 목적인 셈이다.



이런 그의 전시가 많고 많은 전시 중에서도 평론가와 컬렉터들의 주목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할까? 일단 긍정적이다. 작가가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것, 스스로를 알릴 자신감이 있다는 것, 그것만큼 현대 미술작가에게 중요한 미덕도 없기 때문이다. 전화문의 02-735-4805.



주간동아 426호 (p83~83)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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