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6

..

중국서 복역 석재현씨 사진전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3-12 13:1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국서 복역 석재현씨 사진전
    “탈북자 취재가 위험하다는 것은 남편도 알고 있었지만, 꼭 취재를 하고 싶다는 생각 반, ‘설마’ 내가 잡힐까라는 생각 반으로 감행했던 듯해요.”

    지난해 1월 바다를 통해 한국 망명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을 취재하다 체포돼 현재 수감 중인 사진 저널리스트 석재현씨(34)의 부인 강혜원씨(39)는 “남편이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의 일반 범죄자 30명과 함께 추운 감옥에서 동상에 걸려 손가락이 썩어가는 등 심한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도 “조기 석방을 위한 후원회가 결성되고 남편의 개인전이 열리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고마워하더라”고 전했다. 석씨는 2002년 중국에서 우연히 국제인권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탈북자 망명작전 ‘리본’에 대한 정보를 듣고 ‘뉴욕타임스’와 함께 취재를 하기로 결심한다. ‘리본’은 20t짜리 배 두 척을 마련해 탈북자 80명을 싣고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계획. 그러나 탈북자들과 함께 석씨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지난해 중국 법원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 기자 신분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보냈으나, 중국측은 ‘석씨가 취재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기자가 아닌 탈북 브로커 혐의로 중형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산사의 하루’ ‘한국 속의 외국인’ ‘미국의 교도소’ 등 그동안 석씨가 촬영한 사진 작품들이 나와 있다. 모두 일반의 관심 밖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촬영한 것이다.

    “영상미디어가 대세니, 바꿔보라고 조언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남편은 ‘비디오 영상은 줄거리를 오래 봐야 하지만 사진은 단 한 장이 모든 이야기를 해주지 않느냐고. 천만가지 인생을 사진 한 컷으로 보여주는 일이 좋다며 지금까지 사진을 고집해왔지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대학강사인 강씨는 현재 서울과 대구, 그리고 중국을 오가며 남편 석씨의 빠른 석방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시는 서울 사간동 편도나무 갤러리에서 3월16일까지 열리며 5월1~20일에는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도 그의 조기석방을 위한 사진전이 열릴 예정이다.





    이 사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