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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로 미래 알려주마

㈜대덕유전자기술 … 사상체질·인성검사와 접목 자녀 건강·재능 ‘족집게 조언’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유전자 검사’로 미래 알려주마

‘유전자 검사’로 미래 알려주마

유전자 검사기술과 사상체질, 인성검사를 접목시킨 유체인 검사로 주목받고 있는 ㈜대덕유전자기술 연구진과 이 회사 임용빈 대표(맨 오른쪽).

머리카락 다섯 개만으로 우리 아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더욱이 나와 배우자에게 찾아올지 모를 질환까지 예견할 수 있다면?

만약 이런 일들이 가능해진다면 사람들은 인생의 걱정거리 중 많은 부분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바탕이 좋지 않더라도 미리 알고 대비하면 앞으로 닥쳐올 어려움을 피하고, 종국에는 성공과 장수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이 토정비결이나 사주팔자, 관상, 역학 등 비과학적 방법에 의지해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알고자 했던 이유도 모두 이 같은 소망에서다.

하지만 생명과학과 유전자 검사기술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예측불허의 미래는 ‘예상 가능한 현실’로 바뀌고 있다. 민족마다, 사람마다 고유한 유전자의 염색체 모양(유전자 정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그 사람의 체력, 성격, 특기, 적성, 걸리기 쉬운 질환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유전자 검사 기법은 일부 대학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을 뿐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검사 종류도 두세 가지의 특정 질환에 한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검증된 유전자 검사기술을 사상체질, 인성검사와 접목해 한 사람의 미래 생활과 질병을 예측해주는 생명공학 벤처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대덕유전자기술(www.dnalife.com, www.유전자검사.net)이 바로 그곳. 대전과 서울, 광주, 전주에 공인연구소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머리카락 모근의 세포 속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가족의 ‘미래 건강’과 ‘자녀의 재능’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를 얻었다. 이 회사는 대표이사인 임용빈 박사(생물공학)를 비롯해 박사급 연구원만 3명이며, 문을 연 지 4년 만에 유전자 상담사만 350명 넘게 배출했다. 이 상담사들은 유전자 검사를 한 부모와 아이들에게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온 특성과 체질을 바탕으로 사상체질, 인성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성공과 장수를 위한 삶의 방법을 평생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유체인 검사’ 프로그램 특허 획득



‘유전자 검사’로 미래 알려주마

46개의 인간 염색체.

이곳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검사는 자녀를 위한 학습, 생활관련 검사와 건강관련 검사로 대별된다. 자녀를 위한 검사는 △체력유전자 △중독유전자 △호기심유전자 △우울·스트레스유전자 △비만유전자 △요통유전자에 대한 검사가 주를 이룬다.

체력유전자 검사는 자녀의 체력, 지구력, 끈기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로 내·외향성, 대인관계, 감수성, 리더십 등을 분석해 생활·학습의 방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검사. 이 검사는 중국에서 아테네올림픽과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한 선수 선발 관련 검사에 실제 도입되기도 했으며, 산둥성의 경우 대덕유전자기술과 1000만 달러의 검사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 회사 임용빈 대표는 “이 검사를 통해 검사자의 체질이 운동선수를 하는 데 적합한지 여부를 넘어 적합한 운동 종목까지 알 수 있다”며 “체력유전자가 약한 사람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며 감성지수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체력이 약한 것으로 나오는 사람은 예술계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체력유전자가 약한 사람은 무리한 운동이나 업무를 지속하면 좌심실이 확장돼 심근경색이나 심장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장거리 운동선수로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 운동선수 중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며, 평소 잘 달리던 사람이 마라톤대회에 나가 돌연사하는 사례도 알고 보면 체력유전자가 이런 운동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체력유전자에 이어 중독유전자와 호기심유전자, 우울ㆍ스트레스유전자를 검사하면 그 사람의 인성적 특성을 좀더 깊고 다양하게 알 수 있다. 중독유전자 검사로는 약물중독이나 편집증, 과대망상증의 발병 가능성을, 호기심유전자 검사로는 충동적이고 흥분에 강한 성격을, 우울ㆍ스트레스유전자 검사로는 우울증 소인과 폭력성을 체크할 수 있다. 호기심유전자에 강한 반응을 보인 사람 가운데는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엉뚱하고 대담한 행동을 하는 스타일이 많으며, 과대망상증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이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교육적으로 잘 조절하기만 하면 발명왕 에디슨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측의 주장. 우울ㆍ스트레스유전자가 있어 폭력성이 심하게 나타난 아이라면 주변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이 필수적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능력도 크게 떨어지는 특징을 나타낸다.

‘유전자 검사’로 미래 알려주마
인성관련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내 아이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면 건강관련 유전자 검사로는 나와 내 가족이 어떤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알 수 있다. 현재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질병은 △비만 △요통 △치매 △골다공증 △알코올 분해능력 △당뇨 △폐암을 포함한 5대 암 △고혈압 △관절염 △백혈병 등이며 친자형제 감별도 가능하다. 이 회사 연구소측은 “질병 발생 가능성을 논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그 질환에 걸렸다는 등의 의료적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검사 결과 질병 가능성이 높게 나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생활방식을 상담사가 자세히 안내해준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비만이나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많은 유전자 타입의 아이라면 소아 때부터 지나치게 달거나 짠 음식을 피하게 함으로써 비만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이 연구소에서 검사받은 환자들 중 많은 수가 부모가 가진 지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미국에서 생후 10일에 유괴됐다 6년 만에 어머니에게 발견된 소녀의 경우도 바로 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친자를 찾아낸 경우다. 파티장에서 우연히 자신의 딸을 발견한 어머니가 딸의 머리카락에 껌을 붙여 모근을 구한 뒤 이를 유전자 검사업체에 맡겨 친자확인을 의뢰한 것이다.

유전자 검사는 검사 결과 나온 인성과 체질을 바탕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자료로도 이용된다. 이른바 유전자 궁합을 보는 것이다.

의료계 “법 위반” VS “생물공학 영역”

㈜대덕유전자기술은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온 체질 판별에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상체질 검사와 인성검사를 함께 실시한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경희대 한의학연구소에서 연구박사학위를 딴 임대표는 “사상체질 검사도 특허를 얻어 한의사들에게 가장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분석 방식을 선택했으며, 유전자 검사와 대조 결과 체질에 대한 결론이 거의 다르지 않았다”며 “이는 동서양의 분석이 하나로 집대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유전자 검사, 사상체질 검사, 인성 검사를 합쳐 ‘유체인(G.R.P)검사’로 명명하고, 세 가지 검사를 패키지로 실시하고 있다. 세 가지 검사를 함께 한다고 과정이 복잡하거나 시일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아니다. 직접 방문할 필요도 없다. 사상체질과 인성 검사 설문지에 대한 답안지와 모근이 포함된 머리카락 5개를 연구소에 보내면 10일 이내에 결과 분석 리포트가 제공되고,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 검사법에 대해 의료계는 “아직 과학적 인증을 받지 못한 부분이 많고, 유전자 검사와 상담 자체가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행위”라며 유전자 검사업체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민원기 총무이사(울산대 의대 교수)는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한 사람의 전체 체질과 인성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수십 개의 원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을 특정 원인 때문에 생겼다고 우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대표는 “유전자 검사기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검사법으로 의학이나 의료의 영역이 아니라 생물공학의 영역이고, 그 결과에 대한 상담도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며 “의료계는 현재 방대한 유전자 검사기술 중 일부분만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의료계가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할 경우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다는 방침이다. 유전자 검사기술을 두고 생물공학계와 의학계 간에 송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과연 인간은 영화에서처럼 유전자 검사만으로 자신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분명한 사실은 유전자 과학이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간동아 426호 (p52~53)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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