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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커뮤니티 유료화 패착 처참한 몰락 … ‘제2 도약 준비’ 최강자 위상 회복 험한 길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프리챌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프리챌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커뮤니티 서비스 유료화 이후 프리챌의 트래픽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 막내딸 윤형씨(25)의 ‘싸이질’(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 접속해 글·사진을 남기거나 올라와 있는 남의 글·사진을 엿보는 것)이 화제다. 소소한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윤형씨의 미니홈피가 싸이질에 흠뻑 빠진 네티즌들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파도를 타고’ 소문이 이어지면서 트래픽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수만명의 네티즌이 지금은 폐쇄된 윤형씨의 미니홈피 ‘이뿌니 윤형이네~’를 훔쳐봤다.

2002년 9월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방문자 수가 30여만명(이하 랭키닷컴 집계)에 불과한 그저 그런 커뮤니티사이트였던 싸이월드가 한때 하루 방문자 수 180여만명을 자랑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포털로 불리던 프리챌을 따돌렸다. 싸이월드는 다소 늦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규모의 경제’로 넘어서는 경계선을 힘차게 뛰어넘으며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희망 열차’에 올라탄 것이다.

반면 프리챌은 결정적 시기에 오판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했다. 1년여에 걸쳐 벌어진 싸이월드와 프리챌의 엇갈린 행보가 두 회사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포털시장이 신규 업체는 발을 들여놓기가 매우 어려운 규모의 경제 시대로 빠르게 옮겨간 데는 잘못된 유료화 정책으로 인한 프리챌의 실패도 일부 역할을 했다.

포털시장은 크게 거품시대→옥석 가리기 시대→규모의 경제시대로 요약되는 세 차례의 격변기를 지나왔다. 초기 군웅할거 시대를 거쳐 서비스의 질에 따라 옥석이 가려진 뒤 이젠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업체는 경쟁에 끼어들기조차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자본과 트래픽을 이미 확보한 몇몇 업체의 과점 체제로 시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싸이월드는 보잘것없던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닷컴)를 다음커뮤니케이션 NHN(네이버)조차 두려워하는 ‘태풍의 눈’으로 거듭나게 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직원 수 20여명의 싸이월드가 개발한 미니홈피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데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



떠오르는 포털 강자 ‘싸이월드’

프리챌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시장에서 잊혀진 프리챌이 바로 그 주인공. 프리챌의 치명적인 패착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싸이월드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프리챌은 싸이월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그런 회사였다. 2002년 9월 프리챌의 하루 방문자 수는 싸이월드의 6배인 180만명이었다. 누구 못지않게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았던 프리챌은 지금은 싸이월드가 메리트를 갖고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의 세계 최강자였다.

프리챌은 2002년 10월 회사의 운명을 바꿔놓을 ‘위험한 도전’에 나선다. 110만개에 이르던 커뮤니티의 주인들에게 ‘사용료를 내든가 아니면 방을 빼고 나가라’고 윽박지르며 홈페이지에 오롯이 쌓인 회원들의 ‘추억’(글과 사진)을 담보로 매달 3000원의 월세를 받겠다고 천명한 것. 프리챌의 유료화 선언은 포털업계 전체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서비스 유료화는 포털업체들이 언젠가 이뤄야 할 공통의 관심사일 뿐더러 총대를 맨 프리챌이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볼거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프리챌은 처참하게 무너져버렸다. 초기엔 전체 커뮤니티의 40% 정도가 유료화에 참여하는 등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커뮤니티들의 활동이 떨어지고 추가 이탈이 이어지면서 하루 방문자 수는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전제완 당시 사장이 증자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 구속되면서 프리챌은 일반으로부터, 또 언론으로부터 조금씩 잊혀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랄 서비스는 있을까

프리챌의 유료화 선언 자체는 지금도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고객의 추억을 담보로 무리하게 추진된 유료화의 절차와 방법은 ‘실패학 교과서’나 다름없다. 소비자들로부터 정이 완전히 떨어졌다는 반응을 듣고 있는 것. 웹칼럼니스트 양석원씨는 “다른 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유료화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고, 돈 내기 싫으면 나가라는 식의 비감성적 접근도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꼬집었다.

프리챌을 이탈한 네티즌들이 대거 똬리를 튼 곳이 바로 싸이월드다. 프리챌 회원들을 하나둘씩 빼앗아나간 싸이월드는 프리챌이 선택한 길과 정반대로 갔다. 평생무료 서비스를 발표하고 나선 것. 지금도 싸이월드는 아바타 도토리 등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해서만 과금을 한다. 프리챌의 실패를 디딤돌로 성장을 거듭한 싸이월드의 하루 방문자 수는 지난해 1월 60만명을 넘어서며 탄력을 받기 시작해 현재 140만명에 이른다.

2004년을 ‘제2의 도약의 해’로 삼은 프리챌은 요즘 다시 태어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프리챌측은 무료 커뮤니티 서비스를 다시 선보인 후 가입자 수와 커뮤니티 생성 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고 회원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김성호 실장은 “쌍두마차인 다음과 네이버, 그 뒤를 쫓는 업체들을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은 앞으로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 “프리챌이 몰락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향후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말했다.

프리챌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직까지는 뒤떨어진 업체들에게 기회가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싸이월드의 경우도 미니홈피라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 다음커뮤니케이션 임방희 이사는 “신규업체나 뒤떨어진 업체가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견인하는 아주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면 시장이 반응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렇다면 프리챌은 “정이 떨어졌다”며 되돌아오지 않는 옛 소비자들을 되찾고 “언제 적 프리챌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네티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까. 실패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시대를 견인한 프리챌이 이미 틀이 짜여진 포털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현재로선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과 프리챌을 가르는 벽이 두껍고 단단해 보이지만.





주간동아 419호 (p44~46)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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