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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黨대표인터뷰

자민련 총재 김종필

“내각제 동의하면 한나라당과 합당도 할 수 있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자민련 총재 김종필

자민련 총재 김종필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겠다.” 17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김종필 자민련 총재(JP)의 각오는 ‘재기’다. 2000년 총선 이후 허물어진 자민련을 부활시켜 내각제를 실현하는 것이 JP의 꿈이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JP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한다. JP는 ‘주간동아’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내각제에 동의하면 한나라당과 합당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토중래를 노리는 JP를 둘러싼 정치환경은 북풍한설만큼이나 차갑다. 새해 들어 각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민련 지지도는 5%를 넘지 못한다. 민주노동당보다 못한 열악한 처지로 전락했다. 총선에 대한 JP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의 목표 의석수는.

“우리는 다시 일어난다. 최소 20석에서 최대 30석을 확보, 원내 캐스팅보트를 쥐는 것이 목표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진정한 보수가 국가 향도 노릇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청와대 일각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를 총선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한다. 대통령 못 해먹겠다, 재신임 묻겠다,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재신임을 걸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은 공무원의 선거중립 규정을 위반한 것이자, 국민에 대한 일종의 협박이다. 대통령이 말이 많으면 국가가 혼란과 불안에 빠져든다.”

JP의 어법이 직설적인 경우는 드물다. 특히 ‘윗사람’에 대한 그의 어휘 구사는 매우 신중하고 고도의 절제가 묻어난다. 그러나 노대통령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인 것처럼 보인다.

집권 1년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집권 8개월만에 스스로 ‘재신임’카드를 내놓았다. 평가할 만한 것이 있겠느냐”고 바로 독설을 내뱉는다. 불신의 근원은 무엇일까.

“정치와 국정을 연령의 높낮이로 재단하는 것은 무모한 발상이다. 아마추어리즘이 나라를 혼란지경으로 몰고 가는 것을 우리는 노대통령 집권 1년 동안 뼈저리게 체험했다. 성숙하고 선진화된 사회는 노장청(老·長·靑)이 조화를 이룬 사회다.”

노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닌 듯했다. 배경에는 물갈이로 대표되는 세대교체의 흐름에 대한 견제 의식도 자리잡고 있는 게 분명했다. “공자가 말씀하신 불혹(不惑)의 40대, 지천명(知天命)의 50대 정도는 돼야 세상의 섭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이 쌓이는 것 아닌가.”

―17대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가.

“내각제를 10년 넘게 주장해온 사람으로, ‘시작’하는 것이라도 보고 떠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 실현이 정치현실의 벽에 부딪힐지라도 불씨만이라도 지펴놓고 떠나는 것이 조국에 대한 나의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한다. 총선이 끝나면 유능한 사람에게 총재 자리를 물려주고 당무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다. 그렇지만 국회에 남아 있는 한 나의 외침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내각제에 대한 집념과 고집은 JP의 존재 이유이자 정치를 하는 목적이다. 그가 전무후무한 10선(選) 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내각제 실현이라는 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내각제 얘기만 나오면 JP는 거침이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 한나라당과의 합당 또는 연대론이 거론되는데.

“독자적으로 행보할 것이다. 다만 내각책임제의 실현에 뜻을 같이한다면 공산주의자가 아닌 그 누구와 어느 당과도 협력할 뜻이 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노대통령은 의지의 표현으로, 행정수도 이전의 내용·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JP와 측근들은 이번 총선이 ‘서산을 벌겋게 물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잘 알고 있다. JP가 한때 멀어진 이인제 총재권한대행과 화해한 것도 JP 폭발력을 배가해 안방을 석권하려는 원모심려였다. JP는 이제 주사위를 들고 스타트 라인에 섰다. 3김(金)의 마지막 주자 JP. 과연 그의 꿈은 실현될까.



주간동아 419호 (p38~3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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