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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 불붙은 ‘고객 쟁탈전’

내년 번호이동성제 앞두고 광고·경품 제공 등 총력전 … 업계 1위 011 집중 공격당해

  • 김문영/ 모바일 칼럼니스트 mykim@empal.com

이동통신 시장 불붙은 ‘고객 쟁탈전’

이동통신 시장 불붙은 ‘고객 쟁탈전’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간의 광고전이 불붙었다. SK텔레콤과(왼쪽)과 LG텔레콤의 지면광고.

‘ 친구야, 너를 추천한다’, ‘쓰시던 011 번호 그대로 LG텔레콤으로 오세요’, ‘스피드 011, 스피드 010’.

이동통신사 광고가 심상찮다. 넌지시 011을 사용하는 친구를 데려오라 하기도 하고, 011 사용자를 직접 겨냥한 광고도 눈에 띈다. 2004년 1월1일, 이동통신의 역사는 달라지는가. 2004년 1월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가입자 빼앗기 전쟁’이 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전쟁의 근원은 ‘번호이동성제도’. 2004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타사 가입자를 빼내오려는 이동통신 사업자와 이를 막기 위한 이동통신 사업자 간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번호는 그대로 쓰고 사업자만 변경

2004년 1월1일부터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된다. 번호이동성제도란 이제까지 쓰던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이동통신사 서비스를 해지하고 다른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이전까지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가 전환가입, 즉 서비스 사업자를 바꾸기 위해서는 번호를 바꿔야 했다. 실제로 번호를 바꾸는 데 따르는 불편 때문에 사업자를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행 번호체계는 사업자별로 011부터 019까지 식별번호가 부여된 형태다. SK텔레콤은 011과 017, KTF는 016과 018, LG텔레콤은 019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비스 사업자를 변경하려면 번호 앞자리 식별번호까지 바꿔야 한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 사용하던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다른 서비스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011-123-4567을 쓰던 SK텔레콤 가입자가 그 번호 그대로 쓰면서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겨갈 수 있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실시됨과 동시에 번호도 010으로 통합된다. 이는 현행 ‘011(혹은 016, 017, 018, 019)-xxx-yyyy’ 체계의 이동전화 번호를 ‘010-xxxx-yyyy’ 체계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기존 가입자는 서비스 사업자를 변경하더라도 기존 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제까지 식별번호는 각 사업자의 브랜드와도 같았다. SK텔레콤은 011 식별번호를 브랜드화해 ‘speed 011’을 내세운 마케팅을 계속해왔다. 1980년대 국내 최초의 이동통신 사업자로 출발한 SK텔레콤에 비해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011’ 식별번호의 브랜드 인지도가 자유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 ‘011 공유’를 가능케 하는 번호이동성제도의 시행을 주장해왔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고 동시에 010으로의 번호 통합이 진행되면 더 이상 식별번호 마케팅은 불가능해진다. 후발사업자를 보호하고 유효 경쟁체제를 마련하려는 것이 번호이동성제도의 도입 목적이지만 가입자가 서비스 사업자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후발사업자에게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역으로 KTF나 LG텔레콤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옮길 가능성 또한 크다.

이동통신 시장 불붙은 ‘고객 쟁탈전’

KTF와 LG텔레콤 간의 이동시엔 새로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정보통신부는 1위 사업자로 이동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별로 적용 시점에 차이를 두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가입자를 내줘야 하는 곳은 현재 업계 1위인 SK텔레콤. 2004년 1월부터 SK텔레콤에서 KTF 혹은 LG텔레콤으로 이동할 수 있다. 2004년 7월부터는 KTF에서 LG텔레콤 혹은 SK텔레콤으로의 이동이 가능해지고, 2005년 1월부터 LG텔레콤에서 다른 서비스 사업자로 옮겨갈 수 있다.

2004년 1월1일을 앞두고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을 향해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쓰시던 011 번호 그대로 가지고 옮겨 오라’며 노골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 KTF는 011 사용자를 직접 겨냥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 외에도 자사 가입자에게 011을 사용하는 친구를 KTF로 데려오면 마일리지 포인트와 경품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에서 1위 SK텔레콤에 한참 뒤떨어져 있던 KTF와 LG텔레콤은 ‘이번이 시장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에서 011 가입자 데려오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가입자를 내줘야 할 SK텔레콤의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번호이동성제도를 강조하는 KTF나 LG텔레콤과 달리 SK텔레콤은 010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피드 011, 스피드 010’이라는 카피를 통해 010 번호통합 체계에서도 자사의 우위를 강조하고 있는 것. 한편으로 번호가 통합되더라도 ‘서비스 품질’은 사업자마다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번호 이동에 따른 손실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번호 이동은 사용하던 번호만 유지한 채 기존 서비스를 해지하고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에 신규가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규가입비를 내야 하고, 기존 서비스를 사용해 쌓은 마일리지 포인트도 소멸된다. 서비스 내용 면에서는 새로 선택한 사업자의 이동통신망(통화품질과 관련이 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 멤버십서비스(제휴카드와 멤버십존), 요금제가 적용된다.

KTF와 LG텔레콤은 더 낮은 요금으로 SK텔레콤과 같은 수준의, 혹은 더 나은 서비스(통화품질과 각종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SK텔레콤은 번호를 바꾸면 통화품질이 낮은 PCS로 바뀌는 것이며, TTL이나 준 등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자사 가입자를 설득하고 있다.

번호 이동에 따른 가장 큰 부담은 단말기 교체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비스 사업자를 변경하면 단말기를 바꿔야 한다. SK텔레콤은 단말기를 새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타사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고 각종 혜택이 있어 결과적으로는 ‘바꾸는 게 더 낫다’고 반격한다.

번호이동성제도 도입에 대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단말기 재구매나 신규가입비 등의 부담이 따르기는 해도 사업자 선택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또 사업자들이 통화품질을 더욱 개선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요금으로 승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번호이동성제도 시행 이후 많게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0%가 사업자를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약 1000만명의 소비자가 새로운 사업자로 말을 갈아탄다는 얘기다. 가입자 빼앗기 전쟁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까. 소비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동시에 ‘싸움 구경’이라는 좋은 볼거리까지 생겼다.





주간동아 413호 (p78~79)

김문영/ 모바일 칼럼니스트 mykim@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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