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9

2003.11.13

나비처럼 날다 순식간에 추락

이세돌 9단(흑) : 조한승 6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11-07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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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처럼 날다 순식간에 추락

    장면도

    이번에도 LG배에 중국은 없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8회 LG배 8강전에서 한국이 또다시 4강 네 자리를 모조리 차지하는 괴력을 보였다. 4강에 진출한 대한의 건아는 이창호 9단, 목진석 7단, 조한승 6단, 원성진 5단. 벌써 3년째 4강 싹쓸이다. 이쯤 되면 정말 ‘못 말리는 한국 바둑’이다.

    중국으로서는 8강에 한국 기사가 여섯 명이나 포진해 있기는 해도 홈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대국이고 8강에 오른 창하오(常昊) 9단, 왕레이(王磊) 8단 두 기사가 중국의 간판급 스타들인지라 적어도 한 명은 4강에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나’로 끝났다. 창하오 9단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원성진 5단에게 가로막혔으며 왕레이 8단은 목진석 7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는 전 기 우승자인 이세돌 9단 대 조한승 6단의 대결. 공교롭게도 두 기사는 입단 동기생이자 전 기 대회 준결승에서도 마주친 바 있는데 그때 이세돌 9단은 조한승 6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었다. 대국 전 열린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마치 무하마드 알리처럼 “전 기 우승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둑을 두고 싶다. 화려한 바둑으로 멋지게 상대방을 KO시키겠다”고 호언했는데, 나비처럼 날다 오히려 벌침을 맞고 고꾸라지고 말았다.

    나비처럼 날다 순식간에 추락

    참고도



    흑1로 뛰자 우상귀의 백이 궁지에 몰린 듯한데 이때 백2·4라는 기막힌 카운터펀치가 작렬한 것. 흑5로 잡을 수밖에 없을 때 백이 백6·8을 선수한 뒤 10으로 뛰자 흑 ▲ 다섯 점이 떨어진 데 이어 ■ 석 점조차 졸지에 부평초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고 앞서 흑1로 응수하면 백10까지 패가 나는데 이것은 백의 꽃놀이패여서 흑이 견딜 수 없다. 조한승 6단도 국내기전에서 이창호 9단과 ‘맞장’ 뜨고 있는 정상급 기사인데 이러한 입단 동기를 너무 과소평가하며 자극한 것이 패인이었을까? 126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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