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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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돌풍’ 세계무대에선 잠잠

홍민표 3단(백) : 왕레이 8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10-30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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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예 돌풍’  세계무대에선 잠잠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이라. 어린 비둘기는 정녕 높은 재를 넘지 못하는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1라운드에서 신예 기사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지금까지 농심신라면배 개막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이 초반 2연승을 올리며 치고 나가자 강력한 우승 후보국으로 꼽히는 중국이 왕레이 8단의 2연승으로 바로 따라잡으면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는 11월12일 부산에서 속개된다.

    이창호 9단(28세), 박지은 4단(20세), 홍민표 3단(19세), 원성진 5단(18세), 허영호 2단(17세)…. 주장 이창호 9단을 제외하면 단위로나 나이로나 청소년 대표팀으로 착각하기 쉽다. 게다가 박지은 4단은 바둑사상 최초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여류기사. 이창호 9단을 포함해도 평균나이가 20세를 조금 웃돌 뿐이고 평균단위도 4.6단에 불과하다. 이러한 역대 최연소, 최저단 대표팀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봉 허영호 2단과 2번 타자 홍민표 3단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신예 돌풍’  세계무대에선 잠잠
    홍민표 3단은 국내 선발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어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 그러나 세계무대에까지 돌풍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왕레이 8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랭킹1위를 달렸던 월드스타.

    흑1로 뻗으면 백2는 필연이다. 바로 이곳에서의 싸움이 승부처였다. 여기서 흑1로 두면 이하 백10까지 백의 수가 늘어나 흑이 살 가망이 없어진다. 홍민표 3단도 그렇게 보았다. 그런데 이때 흑3이 떨어졌다. 백의 달콤한 꿈을 산산조각낸 기막힌 묘수였다.

    백은 결국 8로 끊어 14까지, 후수로 흑 ▲ 여섯 점을 취하는 수밖에 없어 여기서 무너졌다. 위아래 백△를 포식한 흑의 실리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바둑이 되어버린 것. 179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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