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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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허리, 꼿꼿하게 세웁시다

  •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입력2003-10-30 1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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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부랑 허리, 꼿꼿하게 세웁시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환자에게 척추보강술을 시술하고 있는 장면.

    아이들에게 할머니를 그리라고 하면 대개 등이 굽고 흰머리에 지팡이를 짚고 돋보기를 낀 할머니를 그린다. 왜 할머니 하면 ‘꼬부랑 할머니’를 떠올리는 걸까? 그에 반해 ‘꼬부랑 할아버지’는 왜 드문 걸까?

    노인들의 등이 굽는 것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가 주저앉는 척추압박골절 때문인 경우가 많다. 여자들은 폐경 이후 뼈에 칼슘이 부족해 생기는 골다공증이 남자들에 비해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많은 것이다.

    서울 천호동에 거주하는 정 할머니(70세)는 3년 전 허리와 등의 통증이 심해 병원에서 X선 검사를 받은 결과 골다공증으로 제1요추가 주저앉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증 때문에 등이 굽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화불량과 식욕부진도 심해졌으며 2년 전부터는 앉아 있기도 힘들에 아예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시 X선 검사를 해보니 흉추 7, 8, 9번 3개 뼈가 더 주저앉아 전형적인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은 노인의 등을 굽게 만드는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번 척추가 구부러지기 시작하면 중력에 의해 구부러지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척추 뼈가 주저앉았다면 1년 이내에 주변 척추 뼈들이 주저앉을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0% 이상 높아진다. 또한 척추가 굽게 되면 가슴이나 배의 용적이 좁아져 심폐 기능이나 소화기계 기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수명이 단축되게 된다. 이로 인한 사망률은 정상인에 비해 25∼35%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환자들은 침대에 누워 움직이지 않거나 보조기로 몸을 고정한 채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척추보강술. 90% 이상의 놀라운 치료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척추보강술은 문제가 되는 척추 부위를 부분마취한 후 척추 주사기로 골절 부위에 액체 상태의 뼈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뼈 시멘트는 주입 후 1시간 정도 지나면 뼈와 같은 강도로 굳어 골절 부위를 고정시킨다. 2~3일 입원하는 것만으로 시술이 가능하며, 절개하고 꿰매는 등 수술에 대한 부담 없이 통증을 바로 사라지게 한다는 것이 장점.



    꼬부랑 허리, 꼿꼿하게 세웁시다
    척추보강술은 60세 이상의 환자, 척추골다공증에 의한 압박골절이 있는 환자, 압박골절이 있는 부위를 누르거나 칠 때 통증이 있는 환자, 2주 이상 약물이나 침상 안정요법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 척추골의 후면이 정상적인 환자, 압박된 부위가 15∼60% 이하인 환자에게 시술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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