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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 음식 ‘세계로 세계로’

“한식의 맛과 향 유럽서도 통해요”

독일의 요리 마이스터 한상오씨 “각종 전·구이·나물무침 등 반응 좋아”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한식의 맛과 향 유럽서도 통해요”

“한식의 맛과 향 유럽서도 통해요”

5월26일 방송된 ‘한민족 리포트-베를린의 특급요리사’ 편에 출연한 한상오씨.

요리사 한상오씨(57)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드문 동양인 요리 마이스터다. 중동 일본 홍콩 등을 거쳐 26년 전 독일에 정착한 한씨는 현재 독일 함부르크 줄벡호텔과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 수석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독일 고위층이 참석하는 연회의 메뉴로 김밥을 준비하고 즉석 불고기 파티를 열 만큼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다. 이런 한씨의 모습이 KBS 1TV의 ‘한민족 리포트’의 ‘베를린의 특급요리사’ 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호텔에서 대형 연회를 열 때는 대개 세계 각 대륙의 음식을 다양하게 차립니다. 아무래도 저는 한국인이니까 제일 자신 있는 한식을 차리게 되죠. 그동안 독일 사람들에게 여러 한국 음식을 대접해 보았는데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이 불고기 같은 구이요리였어요. 독일인들은 테이블 위에 요리기구를 늘어놓고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요리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전유어 파전 호박전 등 전 종류는 메인디시가 나오기 전에 먹는 전채요리로 적당해요.”

뜻밖에도 한씨는 구이나 전과 함께 독일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로 ‘나물무침’을 들었다. “독일인들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스 음식 등을 좋아해요. 그런데 한국의 나물무침은 스페인의 ‘파파스’와 아주 비슷합니다. 파파스 역시 20여 가지의 야채가 작은 접시에 한 종류씩 담겨져 나오거든요. 그래서 한식 나물무침을 내면 모두들 ‘파파스와 비슷하다’며 신기해하죠.”

한씨는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다. 한식은 맛과 향이 강해서 세계인, 특히 유럽인의 구미에 잘 맞는 음식이라는 것.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는 10여년 전부터 동양요리가 유행하고 있다. 그만큼 한식이 유럽 현지에 진출하기 좋은 상황이기도 하다.

“유럽인들은 음식을 잘 씹지 않고 삼키는 편입니다. 그래서 맛 못지않게 향이 강한 음식을 선호하죠. 한식이야말로 이 조건에 적합합니다. 한식은 여러 가지 양념을 많이 사용해서 유럽 음식보다 훨씬 향이 강하니까요.”



한식 가격 너무 비싸 대중화에는 시일 걸릴 듯

거기다가 양배추 초절임인 ‘사우어 크라프트’를 즐겨 먹는 독일인들은 김치를 그리 낯설어하지 않는다고. “현재까지는 김치에 대해 아는 독일인이 거의 없습니다. 슈퍼마켓에 가면 제일 구석에 양배추로 만든 중국산 김치가 있을 뿐이죠. 하지만 유럽 중에서도 독일인들이 김치 맛을 좋아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입니다. 뮌헨의 전통음식인 사우어 크라프트는 발효식품으로 신맛이 김치와 비슷한 데다 만드는 방법까지 흡사해요.”

한씨는 과거에 비해 한국 식당을 찾는 유럽인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베를린의 경우 한식당 손님의 절반 가까이가 독일인이라는 것. 그러나 문제는 한식의 가격이 너무 비싸 일부 부유층만 찾는 데에 있다고.

“독일에서 한식은 일식과 마찬가지로 ‘비싼 음식’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한 번 식사를 하려면 1인분에 20~40유로(약 2만6000원~5만2000원) 정도 들어요. 일식보다 약간 싼 수준이지요. 그런데 이에 비해 그리스나 이탈리아 음식은 아무리 비싸도 20유로면 충분하거든요. 이제 유럽의 한식당들도 대형화, 기업화해서 가격을 좀 낮춰야 해요. 그래야 거리를 지나다니는 일반 서민들이 한식당을 찾게 됩니다.”

한씨는 한국 요리의 세계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인재’를 들었다. 한국의 한식 요리사들도 외국에 많이 나와 세계 수준을 몸으로 느껴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요리사들이 모두 요리학교를 졸업하는 데 비해 한식 요리사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과 세계 수준에 대한 안목이 떨어지는 거죠. 하지만 한국인들은 손재주가 좋아서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훌륭한 요리사가 될 재목이 많다고 봅니다.”



주간동아 401호 (p154~154)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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