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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칼럼

경제 위기 타개책 없나

  • 배상근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제 위기 타개책 없나

경제 위기 타개책 없나
최근 경기침체 늪에 빠져버린 우리 경제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국민들도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는 듯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줄곧 감소세를 보여왔고, 5월부터는 생산 증가율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재고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가 올 2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더니 4월부터는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져, 전형적인 경기 하강 국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올 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과 건설 투자마저도 최근 그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대(對)중국 수출 감소, 화물연대 파업, 교역 조건 악화, 미국의 하이닉스 상계관세 예비 판정, 미 달러화 약세, 미국과 일본의 경기회복 지연 등의 악재가 겹쳐 향후 우리 수출기업의 수출채산성 악화 및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투기 억제책 시행으로 향후 건설 투자마저 부진할 전망이다.

소비 줄고 청년실업 증가 … 정부, 불감증서 벗어나야

그뿐이 아니다. 최근 경기부진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여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 수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3%대의 전체 실업률이 지속된다고 해도 15∼29세의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청년실업률이 7%대를 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의 신규인력 채용이 저조해 20대 실업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하반기 금융 시장 안정이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자금 시장이 경색돼 시중 유동자금이 갈 곳을 잃어 돈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5월 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가 315만4000명으로 올해 말 400만명을 돌파해 경제활동인구의 13.6%, 전체 인구의 6.6%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내수기업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세계경제를 이끌고 가는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향후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갈 동력을 찾기 어렵다. 이를 반증하듯 경기 전환 예측에 활용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전월차가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 향후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 방향 및 대안은 무엇인가. 먼저 정부의 경제 위기 불감증 극복이 최우선 과제다. 재정경제부는 6월13일 국회 재경위 보고에서 경제 위기로 볼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식 부재가 정부 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서의 안이한 대처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올 1∼4월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가 약 5조2000억원 흑자로 나타난 것만 해도 그렇다.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돈을 쓰지 않고 오히려 민간 부문으로부터 돈을 거둬들이는, 사실상의 긴축재정을 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정부가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경기부양적 정책기조를 세우고 정책 수립 및 집행에서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부처간 정책공조를 통해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그리고 통화정책, 환율정책, 재정정책, 조세정책 등 거시 경제정책의 정책 시차 및 유효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조합(policy mix)을 마련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미시 경제정책을 포함해 경직된 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와 함께 투자 애로 요인 해소를 통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위축된 민간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아울러 현 경기 상황 및 기업현실에 걸맞은 합리적이고 실천 가능하며 시장 친화적인 개혁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법치주의에 기초하여 균형 잡힌 노사 관계를 정립하고, 불법적인 기업 경영이나 파업 행위 등을 엄정하게 처리하는 등 일관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정책 및 구조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좌초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 경제 상황과 향후 경기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노사정 공동으로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때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은 빛을 발하고, 우리 경제도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394호 (p108~108)

배상근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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