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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 ‘살아 있는 역사’

초판 5만부 … 한국인도 힐러리 좋아할까

초판 5만부 … 한국인도 힐러리 좋아할까

초판 5만부 … 한국인도 힐러리 좋아할까
클린턴의 불륜 고백에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고 회고한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자서전 ‘살아 있는 역사’(웅진닷컴 펴냄)가 6월18일 국내 서점에 선보였다. 미국 사이먼 앤드 슈스터(S&S) 출판사가 미 전역에 판매를 개시한 시점이 6월10일 0시이므로 열흘도 채 안 돼 국내 서점에 깔린 것이다. 대단한 순발력이 아닐 수 없다.

한국 판권을 따낸 웅진닷컴측은 5월 초부터 김석희씨에게 번역을 의뢰해 출간을 추진해왔고, 일단 1권을 선보이고 7월 중순께 2권을 펴낼 계획이다. 562쪽 분량의 한 권짜리 원작을 국내판에서 둘로 나눈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단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분량이 늘어나 1권만 해도 380쪽에 달하는 상당한 두께인 데다, 자서전의 내용이 국내외 언론을 타면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마케팅을 고려한 판단이 개입했다.

국내 출판계가 ‘살아 있는 역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지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판권을 따낸 웅진닷컴이 미국 S&S와 계약할 때 얼마의 선인세를 지불했는지, 과연 초판을 얼마나 찍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웅진닷컴이 지난해 11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통해 1만 달러(약 1300만원)에 계약한 사실이 전해지자 다른 출판사들은 ‘아차’ 하는 분위기다. 웅진닷컴의 이수미 편집장은 “당시만 해도 힐러리의 자서전이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화제를 모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점 때문에 국내 출판사들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 큰 경쟁 없이 계약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살아 있는 역사’는 말 그대로 출판계의 뉴스메이커였다. 과열 취재경쟁은 ‘자서전 사전 유출’ 혐의를 놓고 AP통신과 출판사가 공방을 벌이게 만들었고 잡지 발췌권, 저자와의 첫 방송 인터뷰권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출간 후 주요 방송들이 일제히 ‘힐러리 모시기’에 나서는 동안 출판사는 해외 판권을 산 10여개국 언론사 1곳씩을 초청해서 인터뷰를 주선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살아 있는 역사’는 발매 첫날 20만부, 일주일 만에 60만부를 판매했고 50만부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처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홍보가 되는 상황에서 “저자가 외국인이어서 딱히 홍보할 방법이 없다”는 웅진닷컴측의 고민은 차라리 즐거운 고민처럼 보인다. 초판 3000부를 소화하기도 어려운 국내 출판 시장에서 ‘살아 있는 역사’는 초판 5만부를 찍었다. 이수미 편집장은 “남녀 모두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내용만큼은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2년 전 번역 출간된 ‘힐러리의 선택’은 1만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물론 전기작가가 쓴 것과 자서전은 질적으로 다르겠지만 과연 한국 독자들이 힐러리의 ‘살아 있는 역사’에 얼마만큼 관심을 가질지 궁금할 뿐이다.



주간동아 391호 (p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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