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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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만 하는 ‘명기 콤플렉스’ 남성들

  •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입력2003-06-19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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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탓만 하는 ‘명기 콤플렉스’ 남성들
    “여자친구와 처음 섹스를 했는데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탓일까요?”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 소위 ‘명기(名器) 콤플렉스’에 걸린 남성들이 적지 않다. 자신의 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상대방의 성에 문제가 있어 섹스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 그들은 젊은 여성이나 섹스 경험이 적은 여성일수록 섹스할 때 남성의 성기를 조여주는 힘이 강하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또 일부 여성은 다른 일반적인 여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조여주는 힘이 강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여성일지라도 ‘피나는 훈련’을 통해 그곳의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명기’에 대한 그들의 또 다른 신념. 즉 전자는 선천적으로 명기를 타고난 사람들이고, 후자는 후천적으로 명기를 개발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명기론’은 사실일까. 명기론에 대해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전혀 없다. 후천적으로 질 근육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도, 나이에 따른 질 근육 강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나온 바 없다. 다만 선천적으로 질의 조임 강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여성들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다른 근육과 마찬가지로 그곳의 근육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을 따름이다. 아주 드물지만 질 근육의 강도가 악력만큼 센 여성도 있다.

    이런 명기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 중에는 상대방과의 첫 섹스시 그곳에 손가락을 넣고 조여달라고 하다 변태로 오인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명기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성기가 터무니없이 작거나 성기의 감각이 둔한 것을 모르고 상대 여성만 탓하는 경우도 많다.

    섹스트러블이 생기면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자신의 성기에 대해 점검한 후 남의 허물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성기가 작다면 키우는 수술을 받으면 되고, 발기부전이라면 그에 따른 치료를 하면 될 것이다. 어릴 때 본 포르노나 에로 영화로 인해 잘못 입력된 성 상식에 의존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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