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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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질병?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수인성 전염병·식중독 벌써부터 기승 …물 끓여 먹기 들 철저한 개인위생 실천해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도움말/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 소화기내과 송인성 교수

    입력2003-06-19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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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질병?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수인성 전염병 환자에 대한 역학 조사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작은사진)

    장마가 예고된 가운데 물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 벌써부터 극성이다. 특히 올 여름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발생한 세균성 이질 환자는 7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환자 532명을 훨씬 웃돌고 있다. 장티푸스 환자도 113명이나 발생해 지난해(131명)와 거의 맞먹는 수준. 벌써 콜레라 환자도 발생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인성 법정전염병에다 일반 식중독까지 전염병 발생이 끊이지 않자 방역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전염병은 철저한 개인 위생이 전제되지 않으면 절대 예방할 수 없는 질환이다. 질병 없는 편안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수인성 전염병과 식중독의 증상 및 예방법을 알아보자.

    장티푸스

    환자의 대소변이나 장티푸스균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으며, 온몸에 열이 나는 것이 주증상. 특히 보균자가 중요한 감염원이다. 대개 1~3주의 잠복기를 거치며 며칠씩 계단식으로 열이 높아져 40℃ 이상의 고열이 3~4주간 지속된다. 성인에게는 변비가, 어린아이에게는 설사가 흔히 일어나는 증상. 치료하지 않으면 장출혈, 장천공, 간염, 뇌수막염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항균제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으며, 환자는 반드시 격리해 치료한다. 예방접종은 필수.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이나 배변 후에 항상 손을 씻어야 하며 전염병 유행지역에서는 반드시 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 특히 조리사나 식품 유통업자는 청결과 적절한 냉동온도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보균자는 식품을 다루거나 환자를 간호해서는 안 된다.



    세균성 이질

    시겔라균에 의해 발생하며 급성 감염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질환. 주로 균에 오염된 음식, 손, 대변, 파리 등과 접촉한 물질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입에 들어가면서 전파된다. 3~4일간의 잠복기를 거치며 급성으로 발병해 발열, 복통, 구토 증상을 보인다. 점액과 농, 혈액이 섞인 설사를 하며 대변을 볼 때 묵직한 통증이 있다.

    수분 및 전해질 공급 등의 대증요법으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항균제를 사용한다. 환자는 격리해 치료하고 대변을 철저히 소독한다. 매우 적은 양(10∼100개)의 세균으로도 감염되기 때문에 배변 후에는 손은 물론 손톱 밑까지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물, 식품, 우유, 하수도, 파리 등에 대한 위생관리와 식품취급업소에 대한 검사를 철저히 해 증상이 없는 보균자를 찾아내야 한다.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며 주증상은 심한 설사. 균이 체내로 들어오면 소장의 장점막에 붙어 증식해 독소를 만들어내고 이 독소에 의해 설사가 일어난다. 대개 1~2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통증 없이 설사를 하게 되며 발열 증상은 없다. 쌀뜨물 같은 설사를 계속하다 탈수로 인해 쇼크에 빠질 수도 있다.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수액요법으로 치료하며 항균제를 사용해 설사의 양과 기간을 줄인다.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중증인 경우 입원시키는 것이 좋다. 손만 잘 씻으면 의료 종사자나 보호자, 문병객이 감염되는 일은 없지만 무엇보다 파리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배설물은 전염의 통로가 될 수 있으므로 석탄산 또는 다른 소독약으로 소독한다. 환자와 같은 음식물을 먹은 사람은 5일간여름 질병?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수인성 전염병·식중독 벌써부터 기승 … 물 끓여 먹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 실천해야 수인성 전염병 환자에 대한 역학 조사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아래).식중독에 걸린 환자들은 같은 공간에

    입원시킬 수 있지만 일부 수인성 전염병은 전염성이 강해 격리 수용이 필수다.아이가 설사가 심하면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감시해야 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예방약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독성물질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 포도상구균이나 바실루스 세레우스에 의한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수시간 내에 일어나고 2∼3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특징. 이 세균들은 음식물 내에서 자라면서 독소를 생성해 식중독을 일으킨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은 끓여도 전혀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이들 세균에 의해 부패한 음식은 끓여 먹어도 반드시 식중독을 일으킨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 세균이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 대중 식품에서 가장 잘 자란다는 점. 일본항공에서 발생한 기내식 집단 식중독사건도 조리사의 손등에 난 종기에서 나온 포도상구균이 기내식을 오염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계란, 우유 등에 의해 잘 일어난다. 심한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있어 장티푸스로 오인되기 쉽다. 닭 똥에 있는 이 세균이 계란에 들어가 식중독을 일으킨다. 계란에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많다. 주방 종사자 중 전혀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이 균을 가지고 있는 보균자들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생선회, 굴, 낙지 등을 날로 먹었을 경우 발생한다. 비브리오균은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곳에 많아 이런 곳에서 잡은 생선이나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날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비브리오균은 염도가 높은 젓갈 내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기 때문. 특히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고 하는 독성이 강한 세균에 감염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균에 감염되면 온몸에 물집이 생기면서 썩어 들어가며 치사율이 매우 높다.

    바다장어나 오징어를 날로 먹은 후 갑자기 심한 복통이나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면 아니사키스 기생충에 의한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명주실처럼 생긴 이 기생충은 위벽을 파고들어가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

    간혹 중국요리에 든 조미료 글루타메이트가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국요리를 먹고 난 후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구역질이 난다면 이 조미료에 의한 ‘중국 레스토랑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밖에도 복어를 먹고 생기는 호흡마비 증세, 독버섯을 잘못 먹고 생기는 구토, 마비 등의 증세도 잘 알려진 식중독의 하나다.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은 △물을 항상 끓여 먹을 것 △손을 잘 씻을 것 △부패가 의심되는 음식은 무조건 버릴 것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 것 △굴, 낙지, 조개 등은 절대 날로 먹지 말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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