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6

2003.05.29

공격형 골퍼는 빨간색을 좋아해?

  • 이선근/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 sklee@golfdigest.co.kr

    입력2003-05-21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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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형 골퍼는 빨간색을 좋아해?
    오랫동안 메탈우드 헤드의 색은 회색이거나 은색이었다. 금속의 원래 색깔이 그렇고, 티타늄 등 금속 표면에 지속성이 있는 도장을 입힌다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장기술의 발달로 색을 덧씌우는 게 가능해졌지만 보다 발전된 처리기술이 등장했어도 클럽 제조업체들은 한동안 여전히 무채색 헤드를 선호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지나간 과거의 얘기. 언제부턴가 잘 팔리는 클럽 중에 무채색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파란색이나 검정색 녹색, 심지어 빨간색이 들어간 제품이 주류가 된 것.

    1994년 컬러 메탈우드를 처음 출시한 테일러메이드가 버너버블 우드에 듀라셀의 건전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리 색깔을 덧씌워 고전적인 퍼시먼 드라이브의 이미지를 되살리면서 우드의 색깔 혁명이 시작됐다.

    풍부한 색감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 테일러메이드의 우드는 TV화면에서도 눈에 잘 띄었다. 테일러메이드도 바로 이런 점을 노렸지만 클럽의 성능보다 색상에 주력한 탓에 첫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이후 온화한 색을 입히기 시작했고 청동색으로 출시한 300시리즈가 대박을 터뜨린다.

    현재 메탈우드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색은 파란색이다. 그렇다면 파란색이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5%가 파란색을 선호한다. 일본에서 파란색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일본인들이 파란색을 보수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조업체들이 도장색으로 특정 색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담스는 자사의 바이메트릭스 샤프트와 색상을 맞추기 위해, 리퀴드메탈은 물의 안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파란색을 사용한다고 한다. 일본 제품인 요넥스와 미즈노는 파란색을 브랜드의 상징색으로 쓰고 있다. 헤드 전체에 적포도주색을 입힌 드라이버와 우드가 인상적인 윌슨은 회사로고가 빨간색이라는 점과 빨간색이 강한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빨간색을 선택했다.

    제조업체들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여러 가지 색을 입혀보면서 골퍼들을 대상으로 이미지 조사를 실시한다. 색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윙을 하기 위해 아래를 내려다봤을 때 들어오는 드라이버의 색상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와 감정을 갖게 된다고 한다. 회색은 신뢰감을 주고 푸른색은 안정감을 높여주며 검은색은 잠재된 힘을 발휘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색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빨간색 드라이버는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골퍼들이 좋아한다. 베이지색이나 갈색 우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실용적인 샷으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전략적인 골퍼일 가능성이 높다. 갈색 우드를 든 골퍼는 파5홀에서 3번 우드로 그린을 곧장 공략하기보다는 안전한 플레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편 프로골퍼들은 자극적인 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스윙 중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흰색 공 흰색 티펙과 전통적인 색의 클럽을 좋아한다는 것. 현재 미 골프투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이틀리스트 역시 진한 회색을 띠고 있다. 실력이 뛰어날수록 튀는 색보다는 회색과 은색 등 전통적인 색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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