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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선드라마

정후보 “막판 양보… 아뿔싸”

‘무효 하한선’ 여론조사기관 요구대로 하향 조정… ‘당초 입장 왜 후퇴?’ 배경에 관심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정후보 “막판 양보… 아뿔싸”

정후보 “막판 양보… 아뿔싸”

민주당과 국민통합21 후보단일화 협상단이 11월24일 자정 직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시점은 11월25일 0시10분.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들의 운명을 가를 조사결과를 발표 30분 전에 이미 개별 통보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기관 두 곳 중 월드리서치 조사결과는 무효, 리서치 앤 리서치의 조사결과는 유효 처리됐다. 유효 처리된 리서치 앤 리서치의 조사는 11월24일 오후 1시쯤 시작됐다. 1차 조사는 저녁 무렵 끝났으나 응답자 2000명 중 400명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기록된 대로 대답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려 밤 10시30분쯤 최종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에서 나온 참관인 4명에게 통보되지 않았다.

참관인들은 리서치 앤 리서치 노규형 대표에게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니 즉시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노대표는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나오자마자 바로 발표한다는 얘기는 사전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참관인들은 노대표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가르쳐줄 것을 요구했다. 노-정 두 후보가 발표 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대표는 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에게 먼저 전화했다. 신실장은 조사결과를 듣지 않은 채 민창기 국민통합21 단장에게 먼저 결과를 알려주라고 말했다. 노대표는 조사가 유효하다는 점, 노후보가 앞섰다는 점만 간략하게 민단장에게 알렸다. 노대표가 양측에 조사결과를 모두 알려준 시점은 24일 밤 11시40분쯤이었다. 이러한 정황상 노무현, 정몽준 두 후보는 당사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전해 들은 뒤 발표 순간을 기다린 듯하다. 노대표에겐 월드리서치와 동시에 조사결과가 도착돼야 한다는 요청이 전해졌다. 노대표의 승용차는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 도착하고도 월드리서치측이 올 때까지 수십분간 호텔 주변을 돌면서 시간을 보냈다.

노후보를 단일후보로 결정한 여론조사에서 역선택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도 관심 사안이다. 민주당은 리서치 앤 리서치 여론조사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간동아’가 리서치 앤 리서치 관계자를 통해 일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조사에서 이회창, 정몽준, 권영길, 이한동 후보 등 노무현 후보를 뺀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모두 떨어졌다고 한다. 부동층 비율도 줄었으며 다만 유일하게 노후보의 지지율만 올랐다는 것. 노후보는 대구, 경북 지역과 40대 연령층에서도 지지율이 상승했고, 같은 지역, 연령층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율은 떨어졌다고 한다.



단일화 여론조사서 노후보 TK 지역 지지율 상승

노-정 두 후보의 운명을 바꾼 사건은 11월24일 오전 2시 여론조사기관으로 리서치 앤 리서치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때까지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여론조사기관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몇몇 여론조사기관들이 요구 조건의 까다로움을 지적하며 잇따라 양당의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 국민통합21 김민석 전 의원은 리서치 앤 리서치에 대해서도 이후보 지지율이 최근 2주간 이후보에 대한 평균지지율(34.5%)보다 낮게 나오면 역선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무효 처리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리서치 앤 리서치는 이를 거부했다. 이 회사는 무효 하한선을 이후보의 평균지지율이 아닌 최저지지율(30.4%)로 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이 이에 동의하면서 조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에서 이후보 지지율은 32.1%로 나타났다.

국민통합21의 원래 요구가 반영됐다면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결과도 무효 처리돼야 하며 노-정 단일화 논의는 전혀 다른 쪽으로 귀결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11월24일 일요일 새벽에 이루어진 국민통합21의 전격적 양보는 그 배경을 놓고, 두고두고 정치권의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362호 (p30~30)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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