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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선드라마

꿈 깨진 夢 ‘중용의 길’?

승리 전제 막판까지 ‘MJ 프로젝트’ 준비 … 선대위원장 직책 맡되 소극적 활동 예상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꿈 깨진 夢 ‘중용의 길’?

꿈 깨진 夢 ‘중용의 길’?

11월25일 자정 직후 패배를 확인한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기자실에 들어서고 있다.

패장 ‘정몽준’은 노무현 후보의 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를 다할까. 아니면 또 다른 길을 모색할까.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단일후보가 되지 못한 후보가 자동적으로 승자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다는 약속을 명문화해 놓았다. 약속대로라면 노후보의 선대위원장직을 맡아 표몰이에 앞장서야 한다. 투톱 체제가 자동적으로 가동되는 셈이다. 정의원도 이 약속을 재확인했다. 양당은 조만간 공동선대위 구성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양당 조직 중 화학적 결합이 용이한 곳부터 긴급 공동체제를 구축한다는 게 양당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선대위 부의장단과 대변인, 선대본부, 지역별 선대위 등 선거와 직접 관련 있는 조직의 조기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정 인간적 신뢰 아직 ‘걸음마 단계’

그러나 정의원과 통합21 주변을 감싸는 기류는 미묘하다. 팔을 건 러브샷을 통해 우의를 다졌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정후보측이 ‘패배’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1월24일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그 시점, 후보 측근들은 대통령선거 출마와 관련한 후보등록 서류를 작성하느라 분주했다. 출마 홍보물 발주 및 예약 준비까지 끝냈다고 당직자 K씨는 설명한다. 기자들이 쉬던 23일(토요일), 정후보는 자원봉사자 동창(대학)을 재정 파트로 전진배치했다. 이 비밀 인사는 정후보로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출마를 전제로 한 국고보조금(110억여원) 수령 전략도 마련했다.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교섭단체 후보로 후보등록을 마쳐야 한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이하 후단협)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JP) 등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실질적 대안까지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정의원의 한 측근은 “정의원이 단일후보가 되는 순간 민주당 내 상당수 세력이 이탈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 승리를 전제로 준비된 MJ 프로젝트들이다. 그 사이에 패배에 대한 시나리오는 설 자리가 없었다.

노후보에 대한 정의원의 인간적 신뢰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또한 ‘투톱’의 전투력에 회의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11월22일 오전 노무현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몽준 후보의 모든 요구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지켜보던 정의원은 “아이고 참, 무슨…”이라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너털웃음이라도 터뜨려야 할 정의원이 이렇게 씁쓸한 반응을 보인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정의원은 기자회견을 ‘민주당의 장난’으로 생각했다. 기자회견 전날 저녁 협상단이 합의한 내용을 노후보가 ‘위대한 결단’으로 포장, 발표했다는 것이다. 정의원의 한 측근은 “정의원은 이런 식의 꽁수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두 인사의 신뢰가 깊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사례다.

통합21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의 동요도 눈에 띈다. “노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위 당직자 K씨)는 말에서 “이게 하늘의 뜻이라면 손을 털어야지…”(전직 의원 L씨)라는 자조까지 나온다. 이들의 화학적 결합 없이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유동적인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인사도 있지만, 더 이상 미련은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렇다고 정의원이 막무가내로 손을 털고 뒷짐을 질 수도 없다.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측근들은 ‘중용’을 권하고 있다. “직책은 맡되, 적극적이지는 말라”는 것이다. 약속도 지키고 이미지도 지킬 수 있는 일종의 타협안이다.

1988년 5공 청문회에 나선 노후보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도덕성을 물고 늘어져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2002년 11월 노후보는 정의원의 희생을 발판 삼아 다시 한번 비상을 예약했다. 2대에 걸친 이 기막힌 인연에 대한 정의원의 마지막 선택은 무엇일까.



주간동아 362호 (p28~2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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