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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빅뱅 정국

갈 길 먼데 당 운영 ‘아직 초보’

국민통합21 조직·인력 구성 진통… 주도권 ‘파워게임’ 외부인사 영입 방해 주범 지적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갈 길 먼데 당 운영 ‘아직 초보’

갈 길 먼데 당 운영 ‘아직 초보’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21은 4자연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와 자민련, 민주당 탈당파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정비가 필요하다. K, P, L, P씨 등 정의원을 둘러싼 핵심 인사들을 2선으로 후퇴시켜야 한다.”

민국당을 탈당, 정몽준 신당에 합류했다 신당을 떠난 윤원중 전 의원은 정의원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런 요지의 건의를 했다. 정몽준 신당과 민국당의 당대 당 통합론을 입에 담았다가 ‘괘씸죄’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 전 의원의 중도탈락 이면에는 ‘파워게임’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오랫동안 정의원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A씨. 정의원 참모들은 그를 찾기 위해 수시로 전화기를 돌린다. 정의원이 A씨에게 당의 재정문제를 맡겼기 때문이다. 정의원의 참모로 활동중인 전직의원들이 A씨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는 보기 드문 광경도 벌어진다. 당의 한 관계자는 “A씨의 사인 없이는 책꽂이 하나도 사기 힘든 형편”이라고 조직의 경직성을 꼬집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출신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특이한’ 당 운영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들은 새로운 정치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시작한 국민통합21에 대해 “정의원과 몇몇 소수 인사가 당을 운영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조직과 자금은 핵심 측근들이 통제, 주변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가 경영 정책 하루아침에 만드나”

외형상 순탄하게 굴러가고 있지만 국민통합21의 내부사정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내부 인사들의 파워게임은 아직도 외부 인사의 영입을 가로막고 있는 주범으로 꼽힌다. 민주당 전용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이후 ‘영입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배타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10월 중순 전용학 의원과 자민련 이완구 의원의 한나라당 전격 입당 직후 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모 인사의 영입을 제의했던 K씨는 집중타를 맞고 영입 의지를 접었다. “창당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는 설명에 회의 참석자들이 하나같이 “구악이다. 이미지가 좋지 않다.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쏟아낸 것. K씨는 “그럼 누구와 함께 선거를 치르느냐”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민통합21은 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등과 4자연대 신당 논의가 한창이지만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은 정의원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10월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발기인대회에서 당초 창당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려 했던 인물은 유창순 전 국무총리가 아니라 조순, 고건 전 서울시장과 이홍구 전 총리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한결같이 고사해 고령의 유 전 총리가 중책을 맡았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을 탈당, 정몽준 의원을 공개 지지한 안동선 의원은 “현역의원을 뭘로 보고…”라는 말을 남기고 당사 출입을 삼가고 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정치지도자는 사람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가 나온다.

9월 중순부터 정몽준 신당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당이 구멍가게나 다름없더라”고 말한다. 10월 초 정의원과 결별한 윤원중 전 의원은 “조금 나아지긴 했겠지만 총무, 조직, 홍보 등 기간조직이 전혀 안 돼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를 경영할 정책은 하루 이틀 만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데…”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민통합21의 한 관계자는 이런 문제에 대해 창당 과정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국민통합21은 앞으로 4자연대 세력과 통합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 앞에는 후보 선출과 당권 및 지분 문제, 창당 방식과 시기 등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정의원이 어느 정도의 정치지도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통합 기류는 극과 극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02.10.31 357호 (p20~20)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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