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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도 저체온증 걸리면 1시간 내 사망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성인도 저체온증 걸리면 1시간 내 사망

성인도 저체온증 걸리면 1시간 내 사망

저체온증에 노출되기 쉬운 가을 산행. 포근한 날씨라도 보온용 옷을 반드시 준비하자.

실종 11년 6개월 만에 유골로 발견된 대구 성서 개구리 소년의 사인(死因)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무성하다. 그중 하나가 산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이 탈진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주장. 실종 당시인 1991년 3월26일 오후 대구지역의 기상상황은 최저기온이 3.3℃였으며 오후 6시30분부터 가랑비가 내렸다. 쌀쌀함을 느낄 수 있지만 얼어 죽을 날씨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사체 발견 초기 경찰은 왜 이런 가정을 했던 것일까?

의학적으로 저체온증은 체온이 내려가면서 신체의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모든 효소 활동이 중단됨으로써 일어나는 제반 증상을 가리킨다. 저체온증에 노출되면 일단 신진대사가 느려지며 외부에 의한 자극에 점차 반응이 없어지고 그 결과로 중추신경과 뇌신경에 마비가 오면서 호흡과 심장박동이 줄어들다 사망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27℃ 이하로 내려가면 성인의 경우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사망한다. 더욱이 탈수현상이 어른보다 심각하게 진행되는 아이들의 경우 그 시간은 더욱 단축된다. 세란병원 가정의학과 조성미 과장(전문의)은 육체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데다 굶주리고 비까지 맞은 경우에는 “바깥 기온이 15℃ 가량만 되어도 저체온증이 진행돼 사람이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단 의식이 흐려지면 서로 끌어안고 체온을 나누는 등의 방어 행동은 취할 수 없다는 게 조과장의 설명.

특히 비 내리는 날의 봄, 가을 산행은 저체온증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장시간의 산행을 통해 생긴 옷과 피부 사이의 높은 습도가 체온을 빼앗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기 때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이숭덕 교수는 “저체온증에 의한 사망 사건은 일반적으로 산에서 발생하지만 여름에 술을 먹은 채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요즘과 같은 초가을 날씨에도 비를 맞고 거리에서 잔다면 사람에 따라 저체온증에 의해 사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저체온증은 체온보다 10℃ 정도 낮은 상태에서 장시간 방치될 경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올 가을 산행 계획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날씨가 화창하더라도 보온용 옷과 비옷을 준비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산행중 저체온증에 걸린 사람을 발견하면 옷을 벗기고 마른 수건으로 온몸을 닦은 뒤 마사지를 하고 보온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간동아 355호 (p71~71)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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