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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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제품 시장 ‘뽀글뽀글’

청정기·정수기·에어컨 등 산소 공급형 ‘불티’ … 2003년 1조원대 규모 될 듯

  • < 구미화 기자 > mhkoo@donga.com

    입력2004-10-04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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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제품 시장 ‘뽀글뽀글’
    최근 KOTRA는 7500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미국 바텔연구소가 선정한 ‘10년 후 뜰 열 가지 가전제품’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친환경 가정관리 제품’. 즉 꽃가루, 실내의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오염물질, 집 진드기 등 알레르기원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는 공기청정기가 ‘히트 상품’이 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공기청정기는 10년 뒤가 아니라 이미 ‘히트 상품’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

    환경부는 지난 7월24일 ‘수도권 대기 질 개선 특별법 시안’을 발표했다. 10년 뒤인 오는 2012년에 수도권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오염도를 현재의 도쿄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것. 현재 우리 수도권은 미세먼지 오염도가 런던이나 파리, 도쿄 등에 비해 1.7~3.5배나 높고, 이산화질소 농도 역시 1.7배 수준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45조5000억원에 달한다. 교통사고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이 8조8867억원, 교통혼잡 비용이 19조45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사실 미세먼지와 오존 등 각종 대기 오염물질로 인한 급·만성 사망자는 전국 7대 도시에서 연간 2만8000여명에 이른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전 세계에서 약 5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휴대용 산소공급기·산소방·산소 칵테일도 등장

    이 같은 정황에 따라 오염 대기를 걸러주는 공기정화기 및 산소를 상품화하는 산소시장이 커지고 있다. 공기정화기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산소 함유 음료를 비롯한 산소캔·산소발생기·산소정수기·산소 에어컨·산소 아파트 등 다양하고 편리한 산소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



    물론 산소제품의 등장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건축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대두된 ‘SICK HOUSE 증후군’에 따라 공기청정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SICK HOUSE 증후군’이란 건축 소재나 염료 등 주택 건축에 사용되는 부재료의 화학물질이 기화하면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한국암웨이는 올해 초 먼지 담배연기 꽃가루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실내 오염물질을 최고 99.9%까지 없애준다는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암웨이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완벽한 청정기능을 자랑하는 헤파(HEPA)필터를 더욱 개량해 0.01마이크론의 미립자까지도 제거할 수 있다. 헤파필터는 정밀기기 공장이나 병원의 집중치료실, 화학분석 연구소, 유전자공학 연구소 등의 ‘클린룸’의 공기 청정에 사용하는 집진 필터.

    산소 관련 업계는 현재 연간 700억원 수준인 산소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가 2003년에는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기오염과 건강을 중시하는 풍토가 맞물려 산소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소제품 시장 ‘뽀글뽀글’
    서울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카페 젠시아. 카페 한쪽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무료 산소 체험실’을 꾸몄다. 카페 곳곳에 설치된 산소발생기로는 부족해 코에 호스를 대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이곳에서 주문 전 맛볼 수 있는 생수는 탄산음료처럼 작은 기포가 맺혀 있고, ‘오투’ ‘오투킬러’ ‘오투파라다이스’ 등 산소를 넣은 칵테일도 있다. 이곳은 독일 옥시쿠어사의 이온산소 발생기 등을 들여와 판매하는 ㈜옥시쿠어코리아(www. oxicurkorea.co.kr)가 산소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말 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일반 정수기를 통과했을 때보다 최대 5배 많은 산소를 포함하는 산소정수기를 선보여 3개월 만에 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JM글로벌(www.jmglobal.co.kr)은 산소정수기에 이어 지난 3월 병실 공부방 PC방 등에 설치할 수 있는 산소발생기 ‘산소피아’ 시리즈를 내놓았다.

    회사측은 “플라즈마 발생기에서 만들어내는 강력한 오존이 탈취 및 살균효과를 가져오고, 산소발생장치에서 80% 고순도의 산소를 배출한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산소발생기가 130만원에서 170만원대의 고가이지만 올해 말까지 2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전체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 … 가격 경쟁력 확보가 선결과제

    서강대 기계공학과 이태수 교수가 운영하는 ㈜옥서스(www.oxus.com)는 자체 기술로 산소농축기를 개발해 외국산이 점령한 산소발생기 시장에 국내산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를 마련했다. 옥서스측은 “최근 가정용, 차량용, 피부용, 산업용, 에어컨용 등으로 상품화된 산소발생기에 핵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코에 집중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면서 휴대할 수 있는 산소공급기도 있다. 지난해 9월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 버추얼메디(www.virtualmedi.co.kr)가 개발한 ‘O24U’는 센서가 달려 있는 헤드세트를 착용하면 숨을 들이쉴 때마다 튜브를 통해 코로 압축산소가 공급된다. 압축산소가 들어 있는 3000원대의 산소캔을 장착해 사용하는 이 제품은 매달 1600여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상의 제품들이 산소를 기체 상태로 흡입하는 것이라면, 물에 타 먹는 산소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액체산소 AO2(Aqua Oxygen)를 지난 7월 ㈜이씨로봇(www.ao2.co.kr)이 독점계약을 체결해 9월 초 기타 음료로 시판하는 것. 이 회사 이순열 이사는 “미국의 첨단 생명공학기업인 BIO2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AO2는 10만ppm의 산소가 용해되어 있어 150ml 물에 15방울 떨어뜨리면 1000ppm의 산소를 마시는 셈이 된다”며 “보통 하천에는 10ppm, 산소를 함유한 과즙음료 니어워터에 40ppm의 산소가 용해되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AO2는 고농도의 산소 함유물”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산소가 인체에 공급되면 피로회복 및 숙취 해소, 대뇌활동 촉진을 통한 기억력 및 사고력 증진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산소 관련 산업이 성업중이고 산소가 부족할 때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예시해 ‘산소제품의 효과’를 장담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은 국내 산소시장이 시작 단계에 있어 효과를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고압 산소통을 연상하던 산소발생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산소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효과도 충분히 검증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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