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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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듸기’에서 ‘갤러그’까지 ‘복고 열풍’

  • < 명승은/ 하우PC 기자 > mse0130@howow.com

    입력2004-10-18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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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쫀듸기’에서 ‘갤러그’까지 ‘복고 열풍’
    인터넷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트렌드로 자리잡은 복고라는 키워드가 인터넷까지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70년대의 불량식품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가 하면 오래 전 인기를 끌었던 테트리스, 방구차, 부루마불 게임이 인터넷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쫀디기닷컴(www.zondigi.com)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과자를 모아둔 곳. 사이트 이름도 연탄불에 구워 먹는 불량식품 ‘맛쫀듸기’에서 따왔다. 이곳은 작은 빨대에 과일 맛 가루가 들어 있는 아폴로, 교실 난롯불에 구워 먹던 쫀디기, 많이 먹으면 이가 아픈 밭두렁, 신호등 알사탕 등 386세대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15개 품목을 2개씩 한 세트로 묶어 종합세트를 판매한다. 카드와 포장을 곁들인 선물형 쫀디기 종합세트는 1만원. 주문 뒤 일주일 안에 배달된다.

    조다쉬 청바지 세대의 학용품과 장난감을 파는 사이트도 인기다. 서울 인사동 토토의 오래된 물건을 온라인으로 옮긴 토토맨(www.totoman.co.kr)이 대표적인 곳. 70년대 왕자 크레파스가 2만원, ‘쥐를 잡자’ 명찰과 담배표 성냥은 5000원에 팔린다. 서울우유 병, 종이인형, 꺼벙이 만화, 옛 추억이 어린 사진들도 있다. 아미마트(www.armymart. co.kr)는 군대 시절 먹던 음식과 용품으로 군 복무 경험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편지만큼 보편화된 인터넷카드 사이트에도 복고 바람이 한창이다. 센드투유(www.send2u.com)는 복고카드 코너를 만들었다. 구슬치기, 달고나, 말타기, 김일 박치기, 소독차 등을 소재로 한 인터넷카드가 서비스된다.

    인터넷 게임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갤러그, 방구차 등 80년대의 명품 전자오락을 PC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최근엔 인터넷 자료실 사이트마다 MAME 등을 이용한 도스용 게임들을 찾는 네티즌도 증가하고 있다. 한게임(www.hangame.com)에서도 단순한 게임이 꾸준히 인기다. 갤러그는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부활했다. SK텔레콤의 유·무선 통합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에선 추억의 오락실 내려받기가 전체 다운로드 건수의 20%를 차지한다.



    마태쌈(www.mataessam.ce.ro)에선 추억의 애니메이션 ‘마징가 제트’와 ‘로봇 태권브이’의 대결에 관한 열띤 토론이 한창이다. 사이트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토론방의 열기는 대단하다.

    영화와 만화 등 복고 콘텐츠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의 복고 바람은 더 이상 30~40대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코리아닷컴(www.korea.com)은 옛 영화·만화 채널의 고객이 20대 이하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매출액이 월 1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선 ‘별들의 고향’ ‘마루치 아라치’를 상영하고 있다. 세호정보통신은 지난 8월 VOD센터(www.vodcenter.co.kr)를 통해 ‘우주소년 아톰’ ‘미래소년 코난’ ‘뽀빠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은하철도 999’와 이소룡 영화 등 옛날 비디오테이프, 만화책, 영화 포스터가 경매물로 자주 거래된다.

    인터넷 복고 열풍은 중·장년층의 인터넷 이용 빈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영화 친구에서 비롯된 복고 바람이 전자상거래 등으로 본격 상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복고 열풍의 지속 여부는 네티즌의 추억샘을 자극하는 복고 콘텐츠를 앞으로도 많이 개발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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