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6

2001.10.25

“돈 버는 것 쉽지 않네요”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5-01-04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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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버는 것 쉽지 않네요”
    일을 해보니 신용이 생명이더라고요. 홍보도 하고 전단지도 돌렸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은 걸 보고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고요.” 고등학교 3학년인 하자센터 죽돌이 ‘스캥크’(18·본명 김태형)는 지난 8월부터 9월 말까지 노인들을 위한 길 안내 서비스업체 ‘똥강아지’를 만들고 현장에 나섰다. “서울역에 나가 무료 서비스도 했는데 할아버지들이 싫다고 뿌리치시는 거예요. 기획안은 다들 좋다고 하셨는데, 역시 실전은 다르던데요.”

    지난 8월부터 50여 일 간 계속된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의 ‘알바(아르바이트) 서바이벌 게임’. 3박4일의 창업 비즈니스 캠프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는 김군을 비롯해 모두 30여 팀이 참여해 기획서 만들기와 현장개척 활동을 함께 했다. 그러나 게임을 마감하는 10월6일 프레젠테이션쇼까지 ‘살아남은’ 팀은 단 여덟 개. 독특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준비할 때의 사기는 드높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8명의 사업가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은 주문자 이름이 주인공이 되는 소설책을 만들어 판 장혜진양(18). 짧은 기간 동안 18명의 고객을 확보해 고정 수익을 올린 장양은 소설 원작자와 저작권 계약까지 맺는 치밀한 감각을 보여 프로그램 기획단의 ‘헬퍼’들을 놀라게 했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후 집에서 쉬는 동안 좋은 경험을 해보라는 의미에서 참가를 허락했다는 정양의 어머니는 프레젠테이션쇼에 참석해 “사업을 위해 대학을 쉬겠다고 해도 허락하겠다”며 대견해했다.

    청소년 전용 영상물 주문제작사업을 벌인 ‘츄루츄루프로덕션’의 ‘츈’ 최신춘양(15), 바비인형 옷을 만들어 파는 사업으로 마니아 카페 사장에게 협찬 제의를 받기도 한 ‘유키’ 이미화양(19)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세대 사업가들은 전문 벤처투자가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에게 “기성세대 못지않은 비즈니스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자센터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청소년 비즈니스 스쿨’로 상설화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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