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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노벨평화상 수상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세계가 인정한 ‘국제분쟁 해결사’

  • < 권기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kkt@donga.com

2001 노벨평화상 수상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2001 노벨평화상 수상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올해 100주년을 맞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63)이 유엔과 함께 선정됐다.

이 같은 결과는 10월12일 수상자 발표 이전부터 예측돼 온 사실. 오슬로평화연구소 대표인 슈타인 퇴네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수상자 선정 소식이 알려진 12일 오전 아난 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수상 소식은 기쁨이자 새로운 도전”이라며 “목숨을 걸고 세계 곳곳에서 봉사해 온 유엔 요원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본회의장에 나가 각국 대표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슬람교의 안식일인 이날만은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중단했다. 혹시 유엔과 아난 사무총장의 수상 소식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공습 중단의 또 다른 배경을 여기서 찾는 사람도 있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유엔에 몸담아온 ‘유엔 맨’(UN Man)이며 97년 1월 유엔 직원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는 스웨덴 출신으로 콩고 내전을 중재하다 숨진 다크 함무르셸드(사후 수상)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평화상을 받게 됐다.

1938년 영국 식민지였던 가나의 쿠마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초반 일찌감치 미국 유학길에 나서 미네소타주 매칼레스터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70년 초에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와 유엔의 인연은 MIT 입학 전인 60년대 초반 제네바 소재 국제관계 대학에 유학하면서 비롯됐다. 제네바 유학 시절 프랑스어를 탁월한 수준으로 연마한 그는 62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예산행정담당관에 임명됨으로써 유엔의 정식 직원이 된다.



그는 WHO 직원으로 아디스아바바, 이스마일리아 등에서 근무했으며 다시 제네바로 돌아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근무하는 등 제네바에서 거주한 기간만 15년에 이른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는 인사관리와 기획예산 책임자, 감사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는 유엔 사무총장 특사로 이라크에 억류된 유엔 요원과 서방 인질 900여 명의 석방을 이끌어내 주목받기도 했다. 96년에는 평화유지활동(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일했다.

그는 정중하고 부드러운 말씨를 앞세워 실리를 찾는 외유내강형으로 유엔 회원국 사이에서 적지 않은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답게 영어와 프랑스어 외에 몇 개의 아프리카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특히 유엔본부에서 일하면서부터 미국 국무부 등에서 분쟁 조정력 등과 관련해 남다른 신임을 받아왔으며 총장으로 추대되는 데도 미국의 지원이 적지 않았다. 97년 취임 후 유엔 개혁, 에이즈·빈곤 퇴치운동, 지역분쟁 중재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서 오는 12월부터 시작되는 5년 임기의 사무총장 연임을 일찌감치 확정해 놓을 수 있던 것도 유엔 개혁에 기여한 그의 이런 공로 때문.

가나 출신으로 美서 학위 … 유엔 개혁·에이즈 퇴치 등 공헌

사실 연임 결정 이전 아난 총장은 전임 사무총장인 이집트 출신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가 아프리카 대표로 5년 임기를 채운 관계로 사실상 5년밖에는 사무총장을 하지 못할 처지였다.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지역그룹이 10년씩 돌아가며 맡는 것이 유엔의 관행이기 때문. 하지만 이런 관행에도 불구하고 그가 압도적 지지로 차기 사무총장으로 다시 선정된 것을 보면 그에 대한 유엔 안팎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한편 1945년 유엔이 수립된 이래 노벨평화상의 4분의 1이 유엔 또는 유엔 업무와 관련된 사람이나 기관에 수여됐다. 유엔 산하기구로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1954년과 1981년 두 차례 평화상을 수상했고,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유엔 평화유지군도 각각 한 차례씩 수상했다. ‘미국의 아프간 공습으로 벌집 쑤시듯 갈라진 세계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 후 아난 총장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주간동아 2001.10.25 306호 (p12~12)

< 권기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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