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2

2001.09.20

황동 망원경 만든 아마추어 ‘별박사’

  •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2-22 15:1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황동 망원경 만든 아마추어 ‘별박사’
    기자가 태어난 날 하늘에는 상현 반달이 떴고 그 옆에는 목성, 처녀자리, 전갈자리가 빛나고 있었다. 서울 마포구 현암사 사옥에서 열리는 ‘별학교 강좌’ 지킴이 김지현씨(32)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대방이 태어난 날의 하늘을 보여주는 재미난 취미로 사람을 빨려 들게 한다.

    “모두들 생활에 파묻혀 세상의 절반을 잊고 살죠. 흐릿한 서울에서도 견우성이나 직녀성처럼 밝은 ‘길잡이별’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 1회 총 4주 코스로 열리는 별학교를 통해 수많은 어른이 소년시절의 꿈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는 김씨는 대학 재학시절 전국 대학생 아마추어 천문회장으로, 졸업 후에는 안성천문대 대장으로 밤길을 안내해 온 베테랑.

    수강생들은 그가 직접 만들어 현암사 옥상에 설치한 반사망원경으로 달 분화구와 목성의 줄무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황동 400kg을 자르고 다듬어 만든 흡사 공룡처럼 생긴 이 망원경은 1년 간의 노력이 들어간 그의 역작. 특히 정교함이 생명인 반사경을 만들기 위해 유리를 20만 번 갈았다. “대학시절부터 나무로 망원경을 만들어 봤지만 황동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성능은 물론 모양도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덕분에 그의 망원경은 처음 보는 사람은 절대 망원경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금속공예품이 되었다.

    “아마추어 경제학, 아마추어 수학은 없지만 아마추어 천문학은 있지요. 그건 사람이 모두 다 가슴 한구석에 별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기 때문 아닐까요?” 매주 화·목·금 중 하루를 택해 들을 수 있는 그의 강좌는 밤하늘을 올려다본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그리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문의 : 02-365-5051).





    이 사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