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1

2001.09.13

땅속 깊이 묻는다고 끝나나

  • < 사진·김성남 기자 > photo7@donga.com < 글·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입력2004-12-16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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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속 깊이 묻는다고 끝나나
    땅 깊숙이 묻으면 될 줄 알았다. 그래도 안 된다면 위와 옆을 꼭꼭 틀어막고 가두면 될 거라 믿었다. 공사기간 4년, 소요예산 1224억 원을 들여 매립장 주위 6km에 깊이 17~56m의 벽을 치고 상부를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덮어 쓰레기 침출수의 한강 유입을 막겠다던 난지도 차수벽 설치공사.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차수벽의 깊이가 얕아 앞으로 10년이 지난 후에도 하루 평균 37.9t의 침출수가 계속 흘러 나올 것이라 주장한다.

    31개 집수정을 통해 침출수를 끌어올린 뒤 부지 내 처리장과 난지 하수 처리장의 정수 처리를 거치면 침출수를 막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당초 서울시 설명이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납·카드뮴·망간 등의 중금속은 물론 독성물질인 시안(청산가리)까지 들어 있는 ‘쓰레기 국물’의 사정권에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 주변 택지도 들어 있다고 한다. 서울시청 담당자 역시 “최선을 다하지만 100%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인위적 환경 복원작업의 한계를 일부 인정하였다.

    지난 78년부터 15년 간 쌓인 쓰레기산을 골프장·생태공원 등 ‘에코폴리스’로 바꾸겠다던 서울시 계획은 과연 가능한 꿈이었을까.

    1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돈도 생각 없이 버린 건전지와 산업폐기물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역부족인 것이다. 버릴 때는 쉬웠지만 상처는 세대를 넘긴다.

    땅속 깊이 묻는다고 끝나나
    ◀ 마포구 ‘난지도 매립지 안정화 공사’ 현장. 모습을 드러낸 매립 쓰레기에서 흘러 나온 침출수가 붉은색 물줄기를 이루며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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