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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새 에너지원 바람을 잡아라”

환경친화형 풍력발전 집중 투자 … 바다 한가운데 대규모 ‘풍력공원’ 건설 추진

  • < 강여규/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 kang@debitel.net

獨 “새 에너지원 바람을 잡아라”

獨 “새 에너지원 바람을 잡아라”
지난 5월31일 독일 니더 작센주의 수도 하노버시에서 개최된 세계에너지전시회에서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 청신호가 될 만한 중대 발표가 있었다. 독일풍력에너지연방협회(BWE)가 올 1/4분기의 풍력에너지 생산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0%나 증가했다고 전격 선언한 것. 발표 결과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1~3월에만 무려 237개의 바람터빈을 건설해 297.5MW의 생산량 증가를 보였고, 이로써 풍력발전 총량 6400MW로 세계 최대의 풍력생산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전문가들에게는 풍력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일 뿐 아니라 풍력에너지 사업에도 ‘새 바람’을 불어넣은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독일의 이런 성공 신화 뒤에는 지난해 4월부터 효력을 발생한 재생에너지법(CEEG)의 영향이 컸다. 재생에너지법은 현 사민당·녹색당 연정에서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녹색당의 고집스런 에너지 정책의 결과물이다. 이는 화석에너지나 원자력에너지보다 아직은 경쟁력이 약한 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생산의욕을 장려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1kW 생산(시간당)에 17,8페니히(약 100원)를 보상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의 제정 후 풍력에너지 시장은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관련 사업가들의 투자 대상이 되는 한편, 기존 에너지 생산업체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보상규정이 부당한 국가보조라며 유수의 대기업들이 유럽연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벌 기업들도 앞다퉈 참여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재판소가 “국가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 시장에서의 상품 거래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함으로써 독일 풍력에너지 시장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BWE 회장 아흐멜스(Ahmels) 박사는 “올해 후반기에도 독일의 풍력에너지 시장은 계속 급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건설할 풍차에서는 2000MW의 전력이 생산되어, 올 총생산량은 8000MW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표’ 참조). 이런 속도로 나간다면, 2005년까지는 약 2000만 t의 CO2 배출량을 감소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독일 연방정부가 2005년까지 계획한 CO2 감소량 8000만 t의 4분의 1이나 되는 양이다.

사실 독일의 풍력에너지 생산은 대기업의 관심 밖에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독일의 풍력에너지 생산을 담당해 온 창의적 중소기업들의 대부분은 “한번 해보는 것” 또는 “얼마 못 가 사라질 것”이란 비아냥거림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10년 만에 상황이 역전되면서, 그들의 ‘비웃음’은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독일 최북단의 연해주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는 바람에너지 사용량이 이미 전체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풍력사업은 점차 중요한 산업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이 분야의 종사자는 약 3만 명, 이는 원자력이나 조선업계의 종사자 수를 훨씬 더 능가하는 숫자다. 주식시장에서도 풍력 개발기업과 회전날개 생산기업의 주가는 다른 주식들의 일반적인 하락세에도 지난해 괄목할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2010년까지 바람개비의 전략가들은 질적 상승을 기획하고 있으며, 분석가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북독일 연안지역에 수천억 마르크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전망을 확실하게 뒷받침해 주는 것이, 바다 한가운데 세워질 풍력공원이다. 북해(9개 지역)와 발트해(4개 지역)의 연안 12마일 밖 근해에 세워질 풍력공원은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바람 생산농장’이다. 독일연방의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즉각 에너지 생산업체의 신청이 쇄도하였으며, 함부르크에 있는 항해수리(水理)청에는 조건이 우수한 지역의 선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제시된 건설안은 북해의 세 지역에 풍차 1320개, 발트해 세 곳에 690개 정도지만, 신청은 계속 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해리 12마일 안쪽을 관리하는 3개의 연안주 관리청에도 이미 30여 개의 신청서가 들어와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지역 선정의 자유를 허락한 독일의 경우 먼저 도착한 사람이 임자라는 황금러시의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獨 “새 에너지원 바람을 잡아라”
그렇다고 풍력공원의 건설에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허용지역 안에서도 풍력공원의 설계자들은 자신들이 세울 풍차의 대형날개가 배의 항해와 바다 환경에 지속적인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바로 이 증명이 신청자와 허가 관청 모두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바다에 세워질 이런 규모의 풍력공원은 전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역사일 뿐더러, 바다의 사용에 대한 규정도 아직 분명하지 않기 때문. 다만 연해의 뻘과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국립공원지역과 어류보호지역 및 항로, 해군 군사작전지역에서의 풍차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 거대한 풍력공원 계획안이 허용하는 지역 중 모든 조건을 채우는 풍차건설의 최적지를 갯벌과 자연보호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수심이 15~35m인 지역으로 보고 있다. 즉 독일 최북단 도시 헬고란트에서 좀 떨어진 북해의 약 1200Km2 크기의 지역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 그러니 이 노른자위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하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이제는 기존의 대형에너지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독일의 보상규정을 유럽연합재판소에 기소했다가 패배한 E.on은 판결 후 자사의 엔지니어링 분과를 통해 풍력에너지 연방협회에 가입을 신청해 왔다. 거대 석유재벌인 쉘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바람기술 분야에 입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2005년까지는 해양 설치기술에서 지도적 위치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대기업의 이런 노력에도, 현재 관청의 허가를 기다리는 대형 풍력 생산 프로젝트에서는 그동안 경험을 쌓아온 소형 기업들의 우세가 확실해 보인다.

기술·고비용 문제 해결 난제

그러나 바람공원 계획은 환경친화성과 투자가치가 있지만, 그 선진성과 엄청난 규모 때문에 실제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두고 환경보호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라져 있다. 바다새와 조류의 이동, 또는 물 속 생물에 대한 침해가 클 것이라며 건설에 반대하는 논자가 있는 반면, 환경운동의 게릴라로 불리는 그린피스는 “우리가 화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거부하면서, 바람에너지까지도 부정하는 것은 자체 모순이며 신뢰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풍력 발전계획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서에서 독일은 총전력 소비량의 55%를 원근해안의 풍력공원에서 충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심지어 이론적으로 유럽은 주변 바다의 풍력에너지만으로도 총 전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2030년까지 원자력에너지와 결별하기로 결정한 독일로서는 이런 풍력에너지 생산 노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계획들에는 몇 가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수심이 40m나 되는 해저 바닥에 얼음덩이와 폭풍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지반공사가 가능하냐의 문제, 둘째, 전동장치와 조정전자기기를 바닷물의 부식에서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포장기술의 문제, 셋째, 바람에너지를 육지로 수송하기 위한 케이블 설치의 고비용 문제(전체 건설비의 25%), 넷째, 대양 한가운데 있는 바람공원의 정비와 수리 등 완벽한 지원구조의 문제가 그것이다. 즉 폭풍이 몰아쳐 바람개비에 문제가 생긴다면, 수리를 위한 빠른 접근이 어떻게 가능할 것이냐는 문제다. 결국 바람공원 계획과 그것의 성공적 미래는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해 시설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확인 받는 데 달려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해상 바람공원의 성공은 에너지 생산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시험대 위에 올려진 독일의 풍력산업에 전 세계의 눈길이 옮겨지고 있다.



주간동아 2001.06.21 289호 (p62~63)

< 강여규/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 kang@deb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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