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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3수생’ 화려한 재기

안동수 신임 법무부 장관

  • < 이수형/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sooh@donga.com >

‘국회의원 3수생’ 화려한 재기

‘국회의원 3수생’ 화려한 재기
3전4기(三顚四起). 그러나 그가 일어선 곳은 전혀 의외의 곳이었다. 안동수(安東洙) 신임 법무부 장관(60).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 ‘3수생’인 그는 5월21일 검사로서 꿈의 고지(高地)라 할 수 있는 법무부 장관에 화려하게 올랐다. 법무부 장관이 필생의 목표라고 한 서울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지난 96년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으로 떠나면서 “지름길로 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부장검사는 지금 야당의 중진이 되었지만 목표한 법무부 장관은 아직도 머나먼 길. 그에 비하면 안장관은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셈이다.

안장관은 검사로서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중앙고 출신인 그는 서울대 법대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62년 제15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하여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68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대구와 인천 등 지방을 전전했다. 속칭 ‘귀족검사’로 불리는 법무부와 대검, 서울지검 검사는 거치지 못했다. 서울지검 영등포지청(지금의 남부지청)이 ‘요직’에 가장 근접한 근무지였다. 그는 75년 서울지검 인천지청 평검사를 끝으로 퇴직했다. 퇴직 이유에 대해 그는 장관임명 직후인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정권의 10월유신이 막 시작되었을 무렵 상황이 ‘이게 아닌데’ 싶었다. 당시 검사 월급은 보잘것없었다. 보수도 적은데다 만족도 없었다. 그래서 개업했다.”

92년 정치인으로 변신했지만 역시 성공적이지 못햇다. 같은 해 14대 총선 당시 야당인 민주당 간판으로 불모지인 서울 서초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3차례나 내리 낙선했다. 안장관 스스로도 “정치는 실패했다”고 말한다. 2000년 4·13 총선에서 세 번째 떨어진 뒤 평소 다니는 서울 서초동 성당의 신부에게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으로서는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일관성과 의리, 원칙 등 인간적 가치는 잘 지켜왔다는 것이다. 90년의 ‘3당 통합’에 반발해 통합 주역으로 김덕룡(金德龍·현 한나라당 의원) 당시 민자당 의원을 지목한 뒤 주변의 만류가 있음에도 김의원을 꺾겠다는 일념으로 구로구 등 야당이 유리한 다른 지역을 마다하고 서초을 지역구를 고집한 일화로 유명하다. 내리 낙선하면서도 당적 변경이나 노선 이탈 등 철새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선이 굵고 한 번 사귄 사람과는 인연을 절대 놓지 않아 ‘의리의 돌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안장관은 장관 발표 직후 “전혀 뜻밖이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핸드폰으로 연락한 뒤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처음으로 연락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안장관 카드’가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장관이 장관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논리가 개발된 흔적도 보였다. 논리의 핵심은 이렇다. 우선 평검사이기 때문에 기존 제도권 검찰에 물들지 않아 검찰 개혁에 훨씬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아웃소싱’이 활성화하는 상황에서 검찰의 ‘아웃소싱’도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원칙 중시하는 ‘의리의 돌쇠’ … 업무 능력은 기대 반 우려 반

또 같은 맥락에서 안장관이 ‘서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법에 얽힌 서민들의 애환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논리도 제시되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온 이미지도 ‘인권대통령’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애기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안장관이 이런 기대에 부응해 장관직을 잘 수행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장관 임명 당일 그의 사무실에서는 ‘대통령께 목숨을 바칠 각오로 충성을 다하겠다’는 문건이 유출되어 파문이 일었다. 벌써부터 검사들 사이에서는 그가 국민이나 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만을 위해 의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주간동아 2001.05.31 286호 (p12~12)

< 이수형/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sooh@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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