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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김중권 태풍’ 주의보!

김중권 한화갑 권노갑의 ‘삼각퍼즐’

끊임없는 후원 연대 배제의 되풀이 … 후보 확정까지 치열한 패권 싸움 예상

  •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

김중권 한화갑 권노갑의 ‘삼각퍼즐’

김중권 한화갑 권노갑의 ‘삼각퍼즐’
왜한화갑 최고위원이었을까.’ 민주당 한최고위원이 지난 2월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것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이다. 물론 지난해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한 프리미엄 덕택이라고 간단하게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연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선 경선 1위가 대표 연설을 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다. 관례도 없다. 김중권 대표가 원외인 탓에 벌어진 일이다. 이 때문에 대표연설을 과연 누가 맡을지를 두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많았다.

만약 김대표가 다른 원칙을 만들어 굳이 다른 최고위원을 밀었다면 한최고위원이 아닌 누군가가 대표연설을 해도 커다란 지장이 없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대표는 경선 1위가 대표연설을 한다는 새로운 원칙을 만들어냈고,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그렇게 하라”는 허가를 얻었다. 대표연설을 마친 한최고위원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내 평생 이런 연설은 처음”이라며 기쁨을 토로했다. 김대표의 첫 당직개편에서 박상규 사무총장은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박총장의 전격 발탁은 그가 조직과 실물 경제를 아는 실무형 인사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한화갑 최고위원의 추천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김중권 대표와 한화갑 최고위원의 ‘동맹’은 유효하고 튼튼하다. ‘김-한 동맹’은 김대중 정부 초기부터 이어져왔다. 전혀 이질적인 당에 발을 들여놓은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은 당내에 우군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한위원이 총무와 총장을 지내면서 김실장의 ‘협력자’가 됐다. 지난 최고위원 경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본인들은 부인하지만 한위원 진영의 도움이 없었다면 2위 이인제 최고위원에 비해 불과 93표 모자란 김대표의 경선 3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한위원은 경선 1위와 권노갑 최고위원 사퇴 파동 등을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동교동계 새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힘과 견제’가 아직도 상당하지만 대세는 한위원에게 많이 기운 듯하다. 우선 권 전 위원이 추진하는 내외문제연구소(약칭 내외연) 재건 작업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김-한 동맹’ 언제까지 … 권 전 위원 행보 주목

그러나 한위원이 언제까지나 김대표를 ‘후원하는’ 단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호남 배제론’은 잘못 전달된 것임을 강조하는 한위원이 ‘포스트 DJ’를 모색하고 본격 추진할 경우 파열음이 생길 수 있다. 물론 한위원과 김대표 사이의 평화로운 공존이 유지될 가능성도 아직 많다. 한위원으로서는 김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대통령의 뜻이 김대표에게 가 있다면 당내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서 당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노갑 전 위원은 입장이 다르다. 권 전 위원 자신부터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듯하다. 핵심 측근 인사들은 “시간이 지나면 권 전 위원의 위상도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권노갑 캠프’는 김대표에 대해 그동안 지속적인 견제를 해왔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연말과 올해에 걸쳐 벌써 몇차례의 커다란 견제가 있었다. 그 첫째는 김대표의 대표 임명 과정에서 일어났다. 김대통령은 서영훈 대표 후임자로 김중권 최고위원과 김원기 고문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권 전 위원 중심의 구주류는 김고문을 적극 밀었고, 대세는 거의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시도는 뒤집혔다. 김대통령이 김고문에게 “미안하다”는 전화를 건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사실 현 단계에서는 권 전 위원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권 전 위원 진영은 김대표 이외의 영남 후보를 모색해보기도 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듯한 눈치다. 그러나 김대표 체제가 흔들릴 경우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김중권-한화갑-권노갑 3인은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때까지 보이지 않는 패권 다툼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동아 2001.02.22 272호 (p18~18)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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