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4

2000.03.09

미혼 女의사의 ‘아슬아슬 性교육’

  • 입력2006-02-15 1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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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 女의사의 ‘아슬아슬 性교육’
    “남편이 조루라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때는 부인이 도와야 돼요. ‘여보, 이리 와. 나 여기 애무해줘’ 이런 식으로 말이죠. 삽입하지 않고도 극치감에 도달할 수 있는 거예요.”

    지난 2월23일 인천방송 스튜디오 ‘임필빈의 마법의 성(性)’ 녹화현장. 20대 후반 미혼 여의사의 강의치고는 농도가 진하다. 도대체 한 마디 한 마디가 통통 튀는 저 강사가 누구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방청석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사람들은 부부생활에서라면 ‘산전수전 다 겪어온’ 40대 베테랑 주부들.

    하지만 신세대 비뇨기과 의사 임필빈씨(29)의 강의내용은 조루뿐만이 아니라 발기부전, 질 건조증, 불감증, 성교통 등 각종 성트러블에 이르기까지, 드러내놓기 어려운 부부생활의 모든 분야를 성역없이 들춰내고 있다. 방송이라는 매체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순간도 목격된다.

    부평 성모자애병원 레지던트 1년차인 임씨는 국내에 4명밖에 안되는 비뇨기과 여의사 중 한 명이다. 어렸을 때의 꿈은 방송인. 개그맨, 전문MC 등 카메라 앞에 서는 직업이 그의 꿈이었다. 그러나 ‘외모가 안받쳐주는 바람에’ 방송의 꿈을 접고 의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임씨가 뒤늦게 방송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던 계기는 지난해 말 서울방송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에서 방영하는 ‘못말리는 데이트’ 코너에 출연하면서부터. 신세대다운 거침없는 말투와 재치있는 유머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임씨는 이후 각 방송사의 여성관련 프로에서 경쟁적인 섭외 대상에 오른다. 대학이나 각종 사회단체에서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 당직을 서야 하는 레지던트 1년차의 고단한 일상에서는 소화하기 버거울 정도다.



    그러나 2주 동안 4회의 특강을 끝낸 뒤 정작 그는 “전문의 딸 때까지는 정말 조용히 지내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1년차가 뭘 안다고…’ ‘결혼도 안해봤으면서 어떻게 부부생활 상담을 해’라는 손가락질에 시달릴 만큼 시달린 데다 2년차부터 전공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새로운 병원생활에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개인 홈페이지(www.drfeel.co.kr)를 통한 비뇨기과 상담만은 계속할 생각이다. 여성 비뇨기과 의사답게 말 못할 고민을 가진 여성 환자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홈페이지도 여성 환자들을 위한 사이트로 운영할 거예요. 미혼모들을 위한 자원봉사도 할 거구요. 닥터필 홈페이지 많이 방문해 주세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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