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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영남권 빅뱅

昌 대권항로 곳곳에 암초

공천파동으로 큰 ‘상처’ … 측근, 대안부재론 내세우며 느긋

昌 대권항로 곳곳에 암초

昌 대권항로 곳곳에 암초
한나라당 중진인 K의원은 기자에게 이회창총재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4대 고비’를 제기했다.

“이총재의 대권가도에는 네 번의 고비가 있으나 그는 이를 돌파할 능력이 없다. 첫 번째 고비는 ‘4·13 총선’이나 그의 이미지로는 승리가 어렵다. 두 번째는 총선 뒤 치러야 하는 전당대회이나 이총재가 살아남을지 미지수다. 98년 ‘8·31 전당대회’에서는 ‘대쪽’ 이미지와 ‘대선 1000만표’의 위력이 남아 있어 총재 당선이 가능했지만 이후 그가 보여준 빈약한 지도력에 실망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이총재가 전당대회라는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2002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총재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질 것이고 보다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한 방법론으로 ‘영남후보론’이 세를 얻을 것이다. 설사 이총재가 이 고비마저 넘더라도 최대 고비인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더 많이 국민에게 노출될수록 그의 인기는 떨어질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꿔야 한다.”

그의 말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상당수의 한나라당 인사들이 이총재의 대권 쟁취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의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이총재의 지도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이총재 진영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대권가도에 몇몇 고비가 있을 수 있고 공천파동으로 상처를 입은 게 사실이지만 이총재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총재진영은 이번 공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입장이다. 한 핵심측근은 이렇게 설명했다. “이총재가 대권을 잡으려면 이번 총선을 통해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 계파에 흔들리고 그들의 이익을 배려하는 모습으로는 구정치인들과 차별성이 없다. 그 경우 98년 총재 경선 때부터 내건 ‘새로운 정치세력화’는 공약(空約)에 불과한 것이 된다. 따라서 ‘개혁공천’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이회창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대권주자로서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측근은 “당 안팎에서 한치 앞도 못내다보고 공천했다는데 말도 안되는 얘기다. 이런 진통은 이미 예상했다”며 ‘계산된 공천’임을 주장했다.

이총재 자신도 2월25일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 “지금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공천 후유증은 새 정치의 탄생을 알리는 진통이다. 결코 총재직에 연연하지 않고 새 정치의 시대를 연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이 나라의 정치를 바꾸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첫 고비를 돌파하려던 이총재의 시도는 조 순-이기택-김윤환-신상우 등 4인방의 신당(민주국민당) 창당으로 위기와 수모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총재는 우선 그간 관계단절을 시도했던 YS를 찾아가 야권 분열을 막기 위해 신당 창당에 반대해달라고 머리를 굽히는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김덕룡부총재와 강삼재-서청원의원 등 당내인사들의 인책론 공세에도 시달려야 했다.

명분 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일부 지역의 공천도 번복해야 했다. 부산 서의 이상렬씨를 정문화의원으로, 마산 합포의 이만기씨를 김호일의원으로, 서울 도봉을의 유인태전의원을 백영기위원장으로 바꾸었다. 이같은 여러 곳의 공천자 교체는 정당사에 드문 일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총재는 “총선 직후 조기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원들의 신임을 묻겠다”며 당내의 불만을 다독여야 했다.

그럼에도 이총재 진영은 총선과 그 이후에 대해 낙관론을 간직한 듯하다. 이원창홍보특보는 “‘신당까지 생겨 큰일났다, 이래서야 되겠느냐’는 소리도 나오지만 총선이 가까워오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가 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양자대결 구도로 압축될 것이며 이총재의 구심력도 회복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총재측의 낙관론에는 또 ‘외부인사까지 포함된 공천심사위로 엄정한 심사를 했고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기택-김윤환고문을 공천에서 탈락시켜 당의 색깔을 새롭게 바꾼 것을 유권자들이 결국 평가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과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의 공개적인 목표는 원내 과반수(273석 중 137석) 확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당도 과반수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고 이총재 진영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고 있다.

대신 이총재측은 한나라당의 제1당 사수를 승패를 가름하는 잣대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의석을 잠식할 우려가 있는 민주국민당의 태동으로 이총재 진영에서조차 제1당을 장담하는 이들이 절대다수는 못되는 상황이다.

다만 대권 첫 고비인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더라도 대권가도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게 이총재측의 판단이다. 그 바탕에는 ‘대안부재론’이 자리하고 있다. 이총재의 측근들은 ‘이회창 불가론’이 나오면 어김없이 이렇게 반문한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에서 차기 대권 후보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이총재 말고 누가 더 있는가?”

실제로 한나라당에서 이총재만큼의 지배력을 지닌 정치인이 없다. 98년 ‘8·31 전당대회’에서도 이것이 입증됐다. 이총재는 당시 총재경선 1차투표에서 과반수가 훨씬 넘는 55.7%를 얻었다. 그리고 최근의 공천권 행사로 이총재의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다.

게다가 당권경쟁자들이 대부분 당을 떠난 상황이다. 당대표를 지낸 이한동의원은 벌써 자민련으로 옮겼다. 총재를 역임한 조순의원과 계파보스인 이기택-김윤환고문도 최근 당을 떠난 상황이다.

물론 계파보스로 김덕룡부총재가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 여기에 ‘토니 블레어 그룹’으로 불리는 서청원 강재섭 강삼재의원 등도 차세대를 꿈꾸고 있다. 홍사덕선대위원장이나 이부영원내총무도 잠재적인 당권주자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김부총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당내 기반이 없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이 당권과 대권후보 자리를 넘보려면 ‘반이회창 연합’과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총재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한 측근은 “총선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이총재가 사퇴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며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신임을 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의원수가 지금보다 줄더라도 선명성 있는 인사들이 단결하면 정권 창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이총재체제를 유지하고 대선까지 가겠다는 뜻이다.

‘4·13 총선’ 결과가 이총재의 청와대 입성 가능성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한나라당이 완승하면 ‘절반의 집권’이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총재는 커다란 상처를 입을 게 뻔하다. 게다가 그런 몸으로 전당대회와 대선후보 경선까지 거치면 만신창이가 될 공산이 크고 집권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총재 진영에 이런 우려를 일거에 불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권 청사진’은 아직 없는 듯하다. 그러나 한 측근은 원칙만은 분명하게 말했다. “이번 ‘개혁공천’의 정신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주간동아 224호 (p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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