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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 사람 더 몰린다

[강지남의 월스트리트 통신] 회원 수 1억 명, 연회비 수입 1조 이상… 밀레니얼 세대 유입 성공 덕

  •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팬데믹 시대,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 사람 더 몰린다

코스트코 2021년 9~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상승한 약 60조 원을  기록했다. [GettyImages]

코스트코 2021년 9~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상승한 약 60조 원을 기록했다. [GettyImages]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는 그야말로 기업공개(IPO) 풍년의 해였다. 모바일 주식투자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Robinhood)부터 야외용 그릴 제조업체 웨버(Weber)까지 1000개 넘는 회사가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이는 닷컴버블이 본격화하던 1996년 848개 기업이 상장된 종전 최고 기록을 깬 전무후무한 숫자다. 이들 기업이 조달한 자본도 3000억 달러(약 359조 원)가 넘는다.

하지만 과유불급일까. 월스트리트 신예 성적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 이하 주가로 추락한 곳이 전체 3분의 2에 이른다. 그중에는 로빈후드, 디디글로벌(중국 차량 호출업체), 쿠팡 등 상장 당시 크게 화제가 된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월가의 이런 분위기에서 코스트코(Costco)는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한 대표적 기업이다. 1985년 10달러에 나스닥에 상장된 코스트코는 지난해를 주가 567.7달러로 마감했다. 1년 전인 2020년 12월 31일 주가(376.7달러) 대비 51%나 성장한 수치다. 주가가 28% 오른 타깃(Target), 소폭 하락한 월마트(Walmart)와 비교해 두드러지는 성과다.


이그제큐티브 회원, 일반 회원보다 많이 늘어

미국 뉴욕시 퀸스 코스트코 매장.  [강지남]

미국 뉴욕시 퀸스 코스트코 매장. [강지남]

코스트코는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유통업체다. 창고형 대형마트,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 연회비를 지불해야 이용 가능한 회원제, 먹다 남은 식품도 환불해주는 무조건 환불 보장 등 코스트코만의 특색은 전 세계 어디든 동일하다.

코스트코 본고장 미국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회사를 더욱 선호하게 됐다. 팬데믹 기간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비대면 소비가 폭증했지만, 모든 소비를 온라인으로만 할 수는 없는 법. 미국 소비자들은 직접 방문하는 매장 수를 줄여 한두 곳만 방문했고, 그중 생필품을 저렴하게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코스트코를 택했다. 자가용이 없는 필자의 뉴욕 지인도 대부분 우버(Uber)나 장보기 대행 서비스 인스타카트(Instacart)를 통해 코스트코를 이용한다. 교통비나 배달 수수료를 들여서라도 코스트코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는 편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0일로 마감된 2022회계연도 1분기(2021년 9~10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전년 동기 대비 16.5% 상승한 503억6400만 달러(약 60조 원) 매출을 냈다. 회원 수는 1억1310만 명으로 전분기(1억1160만 명) 대비 150만 명 증가했고, 연회비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9.9% 상승한 9억4600만 달러(약 1조1340억 원)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코스트코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유통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유입된 신규 회원 대다수가 밀레니얼 세대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고객 고령화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 30대에 접어든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가 돼 교외에 집을 마련한 뒤 코스트코 회원이 됐다는 것이다.

코스트코 측에 한 가지 더 고무적인 것은 이그제큐티브 회원(Executive Member)이 일반 회원(Goldstar Member)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그제큐티브 회원의 연회비는 일반 회원(60달러)의 2배인 120달러다. 연회비 수입이 그대로 수익이 된다는 점, 코스트코 수익의 절반 이상이 연회비에서 나온다는 점, 그리고 일반 회원보다 이그제큐티브 회원에게서 더 많은 지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그제큐티브 회원 증가는 코스트코 장래를 더욱 밝게 한다.

89%에 달하는 높은 멤버십 갱신율은 코스트코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미국과 캐나다의 멤버십 갱신율은 좀 더 높은 91.6%이다. 높은 고객 신뢰도는 최근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할로 100 리스트(Halo 100 List)’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소비자 11만 명을 대상으로 고객 만족도와 브랜드 가치 및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코스트코는 1위에 올랐다. 2위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인앤아웃버거, 3위는 치킨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칙필레다.

코스트코 창업주 제임스 시네갈은 18세 때부터 유통업에 종사한 인물이다. 피츠버그 서민 가정 출신으로 대학생 때 미국 최초 창고소매업체 페드마트(Fed-Mart)에서 매트리스를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정식 입사해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1976년 매각된 페드마트를 떠나 페드마트 창업주와 프라이스클럽이라는 또 다른 창고형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1983년 변호사 출신 제프리 브로트먼과 함께 시애틀 인근 커클랜드에 1호점을 열며 코스트코를 공동 창업했다.

시네갈은 회원제 및 소품종 다량 판매로 대표되는 ‘코스트코 웨이’를 만들고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낮은 가격에 대한 그의 집착은 친구인 스타벅스 창업주 하워드 슐츠와 얽힌 유명한 일화에서도 엿보인다. 스타벅스가 원두 가격 하락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자 시네갈은 슐츠에게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매장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빼겠다고 경고했다. 슐츠가 “당신은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냐. 가격 경찰(price police)이라도 되냐”고 묻자 시네갈은 단호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연회비 인상하면 주가도 올라

코스트코 창업주 제임스 시네갈. [미국노동청]

코스트코 창업주 제임스 시네갈. [미국노동청]

코스트코의 새해 전망은 낙관적이다.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후 꾸준히 방문해 지출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속적인 회원 증가와 높은 멤버십 갱신율은 코스트코 매출 신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의 주요 근거가 된다. 미국 투자자문사 잭스에쿼티리서치는 올해 코스트코 매출이 9.7%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코스트코가 올여름 연회비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스트코는 5년 혹은 6년마다 연회비를 인상하곤 했는데, 올해 6월이 마지막 인상 시점으로부터 5년째 되는 때다. 코스트코 연회비는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되고, 연회비 인상에 따른 고객 저항도 크지 않아 연회비 인상은 기업 실적에 청신호가 된다. 그간 연회비 인상은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06년, 2011년, 2017년 연회비를 인상했을 때 주가가 3개월 전보다 11%, 6개월 전보다 15% 상승했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압박은 코스트코에도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용뿐 아니라 인건비까지 상승하고 있어 마진 압박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코의 핵심 경쟁력이 낮은 가격이라 판매가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만큼 가격 인상 대신 마진폭을 줄이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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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2호 (p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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